텀블러 6개월 이상 쓰면 '납 중독'된다!? 스테인리스 텀블러 사용기한은?

 

텀블러 6개월 이상 쓰면 '납중독'된다!? 스테인레스 텀블러 사용기한은?

 

 

대학생이나 직장인 중에서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종이컵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갖가지 이유로 텀블러를 많이 사용한다. 이러한 텀블러들 대부분은 안쪽 재질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텀블러들이다. 그런데 이틀 전, 한 건강 전문 인터넷 매체에서 오래된 텀블러를 사용할 때 '납 중독' 위험이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대만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의사의 말을 인용했다. 훙융샹(洪永祥)이라는 대만의 의사가 말하길, 건강과 환경을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는데, 납 중독 증상을 보인 50대 남성이 있었는데, 이 남성이 매일 사용하던 텀블러가 납 중독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했다. 이 남성의 텀블러는 곳곳에 녹이 슬어 있고 긁힌 흔적이 가득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대만의 TV 프로그램 내용을 인용한 이 인터넷매체는, '물 이외의 음료는 텀블러에 오랫동안 담아 휴대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6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 인터넷 매체의 보도는 여러 가지로 혼란스럽게 만든다. 일단, 스테인리스 재질이 녹이 슨다는 것도 이상하고 또, 스테인리스 재질에서 어떻게 납 성분이 나온다는 말인가?

'텀블러가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텀블러를 사용하더라도, 6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는 이 인터넷 매체의 보도를 뉴스룸에서 팩트체크 했다.

 

 

 

뉴스룸 팩트체크팀은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오래 쓰면 납 중독의 위험이 있는지, 텀블러를 6개월 마다 교체하면서 사용해야 하는지.' 이 두 가지에 대해 팩트체크 했다.

 

 

먼저, 텀블러의 안쪽이 스테인리스 재질로 된 텀블러를 오래 사용해도 되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다.

 

이영국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스테인리스 스틸 자체에는 납은 없거든요?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이름 자체가 녹이 안 슨다는 뜻이고요. 염산, 황산, 이런 화학약품 아주 지독한 거 있잖아요. 그런 게 아닌 이상 뜨거운 물이나 끓는 물이나. 녹슬면 주방용기로 쓸 수 없잖아요, 당연히.

스테인리스는 성분 비율에 따라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으로 나뉜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텀블러나 주방용품 등의 스테인리스 재질의 제품은, 고가 제품에 사용되는 성분 비율로 제작된다. 그래서 국내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스테인리스 텀블러라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된 대만 TV 프로그램이나, 이를 인용한 국내 인터넷 매체는 물이 아닌 탄산음료 등을 텀블러에 담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또 때에 따라서는, 텀블러 취급설명서에 '염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넣지 마라. 녹이 스는 원인이 된다'고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박찬진 (전남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일반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하는 거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요. 김치 같은 것은 고염분과 약간 산성을 띠잖아요. 그런 경우에 우려 상으로 부식성이 있으니까 금속 용기에 보관하는 건 좀 그렇지 않겠냐고 하는 그런 상식선에서 얘기하는 거고요.

 

이처럼, 텀블러에 염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넣지 말라는 것은, 단순히 상식 차원에서 되도록 피하라는 가벼운 안내 문구인 셈이다. 그리고 1995년에 국내연구에서도 이미, 산성이 강하고 염분이 많은 김치를 넣어도 중금속 우려가 없다는 결론이 난 적 있다.

 

 

그렇다면, 텀블러 사용기한은 얼마나 될까? 정말 6개월 마다 새로 사야 할까? 그렇지 않다. 텀블러의 적정 사용기한은 보관이나 세척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보냉, 보온 등의 기능상 문제가 생겼을 때나, 오염된 부분이 세척으로도 지워지지 않을 때 등 일반적으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교체하면 된다. 그리고 납 중독 같은 문제가 아니라, 세균 오염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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