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윤석열 대선 여론조사 조작 | "홍준표 보다 2% 앞서게 해주이소" | 홍준표·유승민·이준석 반응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윤석열 후보의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명태균 씨와 강혜경(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씨의 통화 녹취록에는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하는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2021.09.29 명태균-강혜경 통화 녹취>

명태균 :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강혜경 : "알겠습니다."

명태균 : "그 젊은 아들(얘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계수 올려갖고."

강혜경 : "네, 네."

명태균 : "2~3% 홍(준표)보다 (윤이)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

강혜경 : "알겠습니다."



해당 대화가 있던 당일에 미래한국연구소 비 공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당내 대통령 후보 적합도 윤석열 후보 33.0%, 홍준표 후보 29.1%로 나타난 결과가 등장했습니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보다는 다소 높은 3.9%P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앞섰습니다.

 

 

 

한편, MBC는 2021년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명태균 씨의 옛 회사인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 기관 PNR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유독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년 7월,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이 요양병원 불법 운영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 진출을 선언한 지 사흘 만에 터진 초대형 악재였지만, 유독 명태균 씨가 의뢰한 PNR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대선 두 달여 전인 21년 12월에는 허위 경력이 발각된 김건희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습니다.

김건희 (2021년 12월)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이 된 장모 최은순에 더해, 부인 김건희의 허위 경력 논란과 대국민 사과가 이어지면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계속됐지만, 명태균 씨가 관여한 PNR 조사는 달랐습니다.

명태균 씨의 PNR 조사는 김건희 대국민 사과 전후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얼미터, 알앤써치, 조원씨앤아이 등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과 같은 방식인 100% ARS 자동 응답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 기관임에도 확연히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은순의 법정 구속, 부인 김건희의 대국민 사과 등이 이어져도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 논란이 불거진 PNR 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유지되거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명태균 씨는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힘 당내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하던 시절부터 이재명-윤석열 1대1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대선 직전까지 자신이 관여한 PNR 여론조사를 윤석열 후보에게 전달했습니다.

 

<2022.02.28 명태균-강혜경 통화 녹취>

명태균 : "윤석열 48%.. 백분율 만들면.. 이재명 42%"

강혜경 : "네."

명태균 : "아마 그래 나올 거거든?"

강혜경 : "네, 네."

명태균 : "하여튼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얘기를 해줘요."

강혜경 : "알겠습니다."

명태균 : "작업 다 하고 나한테 얘기하지 말고 그럼 또 수정해야 되니까."

강혜경 : "네, 네."

명태균 :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해 줘야 해."

강혜경 : "알겠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러한 명태균 씨의 여론조작 지시 정황에 대해 '다수당인 민주당이 앞장서 여론조작 기관을 정비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입장을 밝혔는데, 유 전 의원은 '당사자의 자백까지 나온 이상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서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상반된 주장을 해 주목을 받았는데,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 지시 정황에 대해 '조작'이 아니라, '보정'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이준석 의원(2024년 10월 15일, 'MBC 100분 토론')
"나이 드신 분 투표율이 90% 이렇게 돼서 가거든요. 그러니까 그 비율을 보정해가지고 선거 결과치를 예측하려는 것. 이건 뭐 어디나 적용하는 모델이거든요.

그걸 얘기한 거라서, 이것만으로 어떤 불법이나, 이런 거라고 재단하기 어렵다. 왜냐, 실제 투표율을 곱해가지고 예측치를 전망해서 보여준 것일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이준석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모순이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라는 명태균 씨의 말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고령층이 응답률이 높고 젊은 층은 낮기 때문에 그걸 '보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홍준표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0대 젊은 남성층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고, 윤석열 후보는 고령층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해당 녹취에서 명태균 씨는 "그 젊은 아들(얘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계수 올려갖고 2~3% 홍(준표)보다 (윤이)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고 지시했습니다.

 

즉, 이준석 의원 말대로 낮게 잡힌 젊은 층 비율을 보정하면 반대로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야 정상이므로, '홍(준표)보다 (윤이) 더 나오게 해야 된다'는 명태균 씨의 지시와 상반됩니다.

 

 

 

또한, 명태균 씨는 뉴스토마토가 해당 녹취를 공개하기 전까지 여론조사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명태균 씨가 관여한 PNR 여론조사 결과를 대선 직전까지 윤석열 후보에게 제공한 것이 통화 녹취에서 확인됐는데, 명태균 씨는 윤석열 후보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명태균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후보가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인데, 명태균 씨의 발언에 따라 여론조사 조작 이외에도 여러 가지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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