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과 대한애국당. 광장은 누구에게 어떻게 주어지는가?
25일 새벽,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의 천막을 점거 47일 만에 강제 철거했다. 그러나 강제 철거된 지 불과 4시간여 만에, 대한애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다시 천막을 설치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한애국당의 광화문 광장 천막 설치와 서울시의 자진 철거 요청 그리고 강제 철거와 재점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본다.
지난 5월 10일, 대한애국당은 광화문 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했다. 광화문 광장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입장을 밝혔다.
광장을 불법 점거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불법 설치된 천막에 대해서 변상금을 부과하고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광장 관리의 책임이 있는 서울시장으로서, 입장 발표만 단호했을 뿐, 즉각적인 후속조치는 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던 사이, 천막 하나로 시작했던 대한애국당의 광장 점거는 대형 막사로 이어지며 규모가 커져 버렸다.
광장을 차지한 대형 막사 안에는 취사도구와 소형 발전기까지 동원됐고, 취침 공간까지 갖춰졌다.
서울시는 지난 6월 7일, 대한애국당 측에 자진철거를 독촉하는 계고장을 세 번째로 전달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3번의 경고 조치 이후에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철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서울시의 즉각적인 후속조치는 없었고 오히려, 대한애국당 측이 이순신 장군 동상 옆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난하는 구호를 담은 애드벌룬을 띄웠다.
서울시는 계고장을 세 차례 보내는 등, 3번의 경고 조치 이후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대한애국당 측이 물리적 충돌을 유도해 정치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이어져 오던 대한애국당의 광화문 광장 천막 점거는, 47일 만인 25일 새벽에 강제 철거되어 끝이 나는 듯했다.
6월 18일,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불법 설치된 천막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경찰에 알린 날짜가 25일이었는데, 경찰에 사전 신고한 날짜에 강제 철거를 한 것이다.
그러나 강제 철거된 지 4시간 만에 대한애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에 의해 다시 천막이 설치됐다. 애초에 목조 기둥이 설치된 천막 한 개와 다른 천막 두 개, 이렇게 모두 세 개의 천막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한 동이 더 추가되어, 광장에 불법 설치된 천막은 모두 네 개가 됐다.
이에 대해,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은 서울시가 혹 떼러 왔다가 혹을 붙이고 간 셈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25일 이른 새벽, 천막을 철거하려는 서울시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한애국당 당원 및 지지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새벽 5시가 조금 지난 무렵부터, 대한애국당 측은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천막을 둘러쌌다.
이어서, 철거에 나선 서울시 관계자들과 충돌이 발생한다. 확성기를 통해 행정대집행 중임을 알리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충돌에 이어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한 시간여쯤 지나자, 천막이 일부 철거되기 시작했다.
천막 안에 들어가서 몸으로 버티던 사람들은 밖으로 들어 옮겨졌다. 목조 기둥이 설치된 큰 천막이 철거될 때, 가장 큰 충돌이 발생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를 둘러싼 당 관계자들은 스프레이를 뿌려대며 거세게 저항했다.
위의 사진처럼, 천막 철거에 나선 서울시 관계자가 몸싸움 도중 천막 안으로 끌려들어 갈 뻔한 상황도 목격됐다.
오전 7시 20분경, 거친 몸싸움 끝에 천막 세 개 동이 모두 철거됐다. 천막이 철거된 광화문 광장 곳곳에는 잡다한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서울시는 천막을 철거한 뒤, 천막이 있던 곳에 큰 화분을 놓았는데, 대한애국당 측은 천막이 철거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농성을 계속했다.
대한애국당의 농성 현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외에도 새마을기와 이스라엘 국기까지 등장했다.
오후가 되자, 대한애국당 측은 다시 천막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한쪽에서는 정치적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차에 보관하고 있던 천막을 꺼내 다시 천막을 설치한 것이다.
47일 동안 소극적인 대처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숙고 끝에 실행된 천막 강제 철거는, 불과 4시간여 만에 천막이 재설치되어, 시민의 공간이 다시 불법 천막으로 채워져 버렸다.
대한애국당 측은, 서울시가 천막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당 관계자 40여 명이 다쳤다고 주장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의 주장과는 달리, 폭력 행위는 당 관계자들로부터도 목격됐다.
한편, 최근 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는 광화문 광장에 불법 설치된 대한애국당의 천막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은 홍문종 공동대표의 주장과는 한참 달랐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천막을 거론하며, 대한애국당의 천막 설치를 옹호하는 소수의 주장도 있다. 그러나 '세월호' 천막과는 그 성격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
'세월호' 천막은 정부와 국민 여론의 지지가 있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광화문 광장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서울시장에게 '세월호' 천막에 대해 지원해 줄 것을, 공문을 보내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두 사례에 대해, 서울 시민을 포함한 국민 여론 또한,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의심할 여지가 있겠는가.
그리고 홍문종 대한애국당 공동대표의 어이없는 주장은 불법 천막에 관한 것뿐만이 아니다. 며칠 전인 6월 15일, 한국당 소속으로 대한애국당 지지자들 앞에서 공식 발언을 했을 때는 여전히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기도 했다.
박근혜 탄핵은 무효이고, 탄핵 전 남은 임기를 청와대에서 마저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는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소중한 가치이지만, 저런 정신 나간 주장을 하는 집단이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해, 시민의 공간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기관이 나서서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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