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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미디 영화 <카센타> 결말 및 줄거리(박용우, 조은지) [리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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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Kim_ 2019. 12. 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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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기 위해 무슨 일까지 할 수 있을까? 평균의 양심은 어떤 모습일까? 블랙코미디 영화 〈카센타 (2019) (박용우, 조은지) 결말. (스포 있음)



돈을 버는 방법을 알게 된 부부. 그러나 돈은 긁어모았지만, 양심은 한없이 긁혀 나갔다. 돈의 맛을 알게 된 부부는 뒤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앞으로만 향했다. 부부의 앞날에는 남부럽지 않은 화사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니면, 다시 헤어날 수 없는 깊은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





한적한 지방의 국도변에 자리한 작고 낡은 카센터. 인근 리조트 공사장으로 향하는 대형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희뿌연 먼지 속에 갇힌다. 온종일 자재를 실어 나르는 공사 차량 때문에 주변을 오가는 발길도 줄었다.



'순영(조은지)'은 공사 트럭의 뒤를 쫒는 거대한 먼지 구름을 피하려고 밥상을 들고 뛴다. '재구(박용우)'는 그런 '순영'을 향해 다 먹지도 않았는데 어디가냐며 불러세우다가 이내 먼지 구름을 덮어쓰며 밥그릇을 집어 던진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연출이다. 이 영화는 도입부부터 '블랙코미디' 장르의 요소를 넌지시 드러내 준다. '돈에 대한 갈망'과 보통사람의 '평균 양심'을 형상화해 보이려는 영화임에도, 끝내 무겁지 않게 전달되는 이유는 '블랙코미디'라는 탈을 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부부는 전기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카센터 운영 수입은 한 달에 20만 원 정도가 전부였다. '재구(박용우)'는 맥주 한 캔도 마음 놓고 먹기 어려웠고, '순영(조은지)'은 집에서 개당 5원짜리 인형 눈알 붙이는 일을 하며 생활비를 거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재구'는 외지에서 온 '호구'를 잡게 된다. 서울로 올라가던 한 커플이 탄 차의 타이어에 펑크가 난 것이다. '재구'는 서둘러 서울로 올라가야 했던 손님에게 평상시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받아낸다.



그때였다. '재구'의 양심이 고무줄처럼 늘어지기 시작한 것이.


'재구'는 '서울 손님'이 떠난 후, 그들의 '서울행'을 지연시켰던 금속 부자재를 타이어에서 빼내어 살펴본다. 



그리고 상상한다. 돈을 벌기 위해 이 금속 부자재가 할 수 있는 일을.


그날 밤, '재구'는 아내 몰래 밖으로 나가, 작고 날카로운 금속 부자재를 도로에 뿌리고 들어온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다음 날 아침부터 카센터에 손님이 찾아왔다. 아침 출근길에 못을 밟고 타이어가 펑크 나서 찾아온 군청 과장이었다.


군청 과장과 '재구' 두 사람의 행동은 서로 명확한 대조를 보이는 한편, 공통점도 지니고 있었다. 지방 외각의 군청 과장은 거들먹거렸고, '재구'는 굽신거리면서 대조가 됐다.



동시에, 두 사람 모두 행색이 수상해 보이는 공통점이 있었다. '재구'는 회심의 미소를 띠며 멀쩡한 타이어까지 교체했고, 군청 과장은 뒷좌석에서 돈뭉치 한 다발을 꺼내 팁까지 얹어주며 떠났다.



오전에 이미 두 대의 차를 받았지만, '재구'는 성에 차지 않는다. 오후 내내 카센터 입구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지만, 더 이상의 '타이어 펑크'는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날카로운 금속 부자재를 뿌려놓은 곳으로 가 본다. 대형 트럭이 공사장을 오가며 '재구'가 뿌려놓은 금속 부자재를 밟아서 도로 밖으로 튕겨내고 있었다. 그런 탓에 타이어 펑크 난 차량이 없었던 것이다. 그날 밤, '재구'는 더 날카롭고 효과적인 금속 조각을 직접 제작하게 된다.



'재구'는 직접 제작한 금속 조각을 도로에 뿌리기 위해, 늦은 밤 또다시 '순영(조은지)' 몰래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자는 줄 알았던 '순영(조은지)'이 뒤따라 나오면서 '재구'의 행동을 알게 된다.



'순영'은 만류했다.


― "빨리 가서 치워. 진짜 감방 가고 싶어서 환장을 했네."


― "박 순경이 뽀찌 뜯어갈 때, 내가 몇 번을 신고했는지 알지? 그 리조트인가, 골프장인가, 그린벨트 훼손할 때 내가 진정서를 몇 번이나 냈는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그것들이 감방 가디?

외지에서 관광 온, 먹고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사람들한테 돈 몇 푼 뜯어가는 게 뭐 어때서?"


위의 대화에서도 드러나지만, 영화 〈카센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평균 양심'을 그려내려고 한다. 그럴듯한 자기 합리화와 비교적 사소한 부정행위들. 


▶ '재구'에게 두 배 이상 비싼 값에 땅을 팔아먹는 '순영'의 가족

▶ 순찰차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박 순경'

▶ 공금을 횡령한 마을 '청년회' 일원들

▶ 뒷돈을 받은 '군청 과장'

▶ 리조트 사업자에게 로비를 받는 '군수'

▶ '재구'의 비밀을 약점 잡아 '순영'을 협박한 '문 사장'

▶ 비밀을 알고 있는 '문 사장'의 입을 막기 위해 '순영'이 한 행동.


이렇듯,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비양심적 행태를 보인다.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이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영화 〈카센타를 연출한 하윤재 감독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양심'에 대해 관객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하는 것 같다. '당신의 양심은 어떤 모습인가?, 당신의 양심은 어느 정도까지 무너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것 같다. 


감독의 주제의식과 관객에게 던진 '물음'은 '재구·순영' 부부의 감정 변화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재구'의 설득에도 비양심적 행동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하던 '순영'은 서서히 변해간다.



'순영'은 돈의 맛을 알게 됐다. 그리고 점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그동안 필요도 없었던 카드 단말기까지 들여놓고 타이어 펑크 고객들을 맞이할 정도로 변했다.



하루는, 카센터 인근에서 공사 중인 리조트의 대표가 타이어 펑크 때문에 찾아왔다. '재구' 부부의 밥상에 거대한 먼지 구름을 끼얹은 공사 트럭, 그 트럭을 고용한 장본인이다. '재구'는 리조트 대표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수리비를 부른다.


'순영'도 카드단말기가 없으니 현금 결제하라며 가세했다. '순영'이 바가지를 씌우는 데 가담한 이유는 리조트 대표의 태도 때문이다. 리조트 대표는, 개당 5원짜리 인형 눈알 붙이기를 하던 '순영'에게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놓으며 인형 하나 사 줄 테니 오늘 하루는 쉬라며 자리를 떴다.


어쨌든, 리조트 대표는 수리비 260만 원을 현금으로 내야 했다. 리조트 대표는 뒷좌석에 있던 현금 상자에서 260만 원을 꺼내 건넸다. 그 현금 상자는 리조트 공사와 관련해 군수에게 전달할 뇌물이었다. 리조트 대표는 경멸의 미소와 함께 한마디 남기며 카센터를 떠난다.



"니들이 그러고 사니까 평생 그 꼬라지인거야."




이제 '재구·순영' 부부는 합심해서 도로에 금속 조각을 뿌린다. 어느 순간부터는 '순영'의 양심이 '재구'의 양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먼 곳을 향해 광란의 질주를 시작한다. 도로에 금속 조각을 뿌리러 나갈 때, '순영'이 묻는다.


― "왜 항상 이쪽으로만 가?"

― "저쪽은 내리막길 끝나는 곳이라서 잘못하다간 사람 골로 간다."


'재구'는 비양심적 행동을 하긴 하지만 나름의 원칙이 있고 선이 있었다. 반면, '순영'은 달랐다. 돈을 만지기 시작하면서 머리도 새로 하고, 평소에는 꿈도 못 꾸던 신발과 가방을 살 수 있었던 '순영'은 새로운 아이디어까지 내가며 극성을 부렸다. 매일 도로에 금속 조각을 뿌릴 필요 없이, 아예 도로에 못을 박자는 제안까지 했다.



이후, 타이어에 펑크를 내기 위해 못을 박는 기술은 드릴 같은 장비를 이용하면서 더 편해졌고 과감해졌다. 그리고 '순영'은 못을 박고 '재구'는 타이어 수리를 하는 등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그러나 부부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순영'을 좋아했던 인물이자, 같은 마을에서 다른 카센터를 운영하는 '문 사장'이 깊은 밤 도로에 못을 박던 '순영'을 목격하게 된다.



'순영'의 비밀을 알게 된 '문 사장'은 그 비밀을 약점으로 잡고 더러운 짓을 계획했다.



"알면서 가만히 있으니까 궁금하제?

궁금하면 찾아온나, 가르쳐 줄게. 뭐, 안 궁금하면 할 수 없고."



'순영'은 깊은 근심에 빠진다. '문 사장'의 말을 무시하자니, 앞으로 살 길이 걱정된다. 카센터 수입이 예전처럼 돌아간다면, 또다시 세금도 제때 내지 못하고 개당 5원짜리 인형 눈알 붙이기를 하며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한다. 


그날 밤, '순영'은 '재구'에게 물었다.



― "누가 우리 일을 알고 있는데, 신고 안 하고 있는 거면 어떡해야 될까?"

―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잠이나 자."




'순영'은 부부의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문 사장'을 찾아간다.





'순영'은 그만큼 절실했다. 궁핍했던 생활에서 벗어난 지금의 삶을 지키기 위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자신을 던졌다.






한편, '순영'과 달리 '재구'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양심을 회복하는 계기를 맞게 된다.


사건 1 - 노부부와의 만남


하루는 혈액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하던 노부부의 차가 '재구'의 못을 밟고 카센터를 찾아왔다.



'재구'는 길가에 핀 봉숭아도 살아있는 생명이라며 꺾지 않고 눈으로 보고만 있던 노부부의 모습이 종일 눈에 밟혔다.



그런 노부부의 차가 자신의 못을 밟고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다는 것이 못내 불편해 그날 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사건 2 - 단골 가게 꼬마의 교통사고


'재구'의 못을 밟고 핸들이 꺾인 차가, '재구'가 자주 가던 가게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꼬마를 치는 일이 발생했다.



병원 응급실을 찾은 '재구'는 차마 할머니를 보지 못하고 돌아선다. 그렇게 충격에 휩싸여 있던 '재구'는 또 한 번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마을 '청년회' 회장으로서 병문안을 온 '문 사장'과 마주친 것이다.



"니가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오노? 그냥 집구석 가서 빵구나 내라. 빙X X끼야."


'재구'는 자신이 한 일을 '문 사장'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지난번 '순영'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누가 우리 일을 알고 있는데, 신고 안 하고 있는 거면 어떡해야 될까?"


'재구'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부리나케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온 '재구'는 옷장 속에 있던 현금 상자를 꺼내 밖으로 들고 나가려 했다. '순영'이 그런 '재구'를 말리면서 둘은 격한 몸싸움을 벌인다.



"야, 아직 안 늦었어. 이거 다 태워버려."



"야, 이 미친 XX야."


'순영'도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순영'은 이미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멀리 가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부부의 비밀을 알고 있는 '문 사장'의 입을 막기 위해 감당하기 힘든 큰 대가를 치른 '순영'이었다.



― "순영아, 정신 차려봐. 야, 그래도 우리 사람이잖아."

― "사람? 사람 좋아하고 있네. 내가 이 돈 벌려고 무슨 짓까지 했는데."



"말하지 마!"



'재구'는 밖으로 뛰쳐나와 그동안 박아 놓은 못을 뽑으려 한다. 그러나 손으로 뽑기도 힘들었고 박힌 못의 개수도 너무 많았다. '재구'는 주위를 둘러보며 서럽게 운다.



"더럽게 많이 박았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다음 날 '순영'은 립스틱을 고쳐 바른다.



'순영'이 거울을 보며 얼굴 화장을 매만지는 장면에서 더 확고해진 '순영'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순영'은 생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돈벌이에 나서려 한다.


'재구'는 어디선가 트럭을 구해와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그리고 그가 탄 트럭은 중앙선을 넘어 자신의 카센터로 향한다.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기준에서의 양심, 그 양심을 생각했다. ‘이 정도쯤이야’, ‘이 정도쯤은 해도 되겠지’라는 마음이 많은 것 같다. 또 요즘은 자기변명이 많은 시대인 것 같다.


순수한 양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테지만 양심의 기준은 각자 다르다. 〈카센타는 그렇게 ‘이 정도쯤이야’라는 마음으로 벌인 생계형 범죄를 블랙코미디 장르로 풀어낸 영화다. 현대인의 양심과 염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영화 〈카센타 주연 배우 박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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