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영화 '작전(故 박용하)' vs '돈(류준열)' 비교 (스포 없음)

두 영화는 주식 시장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작전'의 이호재 감독, '돈의 박누리 감독, 두 감독 모두 해당 영화가 감독 데뷔작이라는 사실이다. 

이호재 감독은 2015년 '로봇, 소리(이성민, 이희준, 이하늬, 김원해, 채수빈, 심은경 출연)'라는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알려지게 되지만, 2009년 2월에 개봉한 '작전'이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는 첫 번째 작품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2015년 개봉한 '로봇, 소리'에 류준열이 조연으로 출연했다는 것이다.

박누리 감독은 2006년 스크립터로서 영화계에 정식 입문하여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2)', '남자가 사랑할 때(2013)'의 조감독을 거쳐 2019년, '돈'을 연출하면서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다. 

두 감독 모두 주식 시장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감독 데뷔를 한 것인데, 2009년 개봉한 '작전'과 2019년 개봉한 '돈'은 개봉 시점만큼이나 연출 방식에도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두 영화 중 어느 하나를 이미 봤더라도, 남은 하나를 보면서 두 영화를 비교하며 각각의 매력을 음미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작전(2009)'은 다채로운 캐릭터가 눈에 잘 들어오는 영화이고, 이 캐릭터들이 영화의 줄거리를 선명하게 이어나가는 임무에 철저히 기여한다.

◆ 강현수(故 박용하) - 인생 역전을 꿈꾸며 주식 시장에 뛰어들지만, '작전 세력'의 작전주를 건드리게 된다.

◆ 유서연(김민정) - 상류층의 검은돈을 관리해주는 자산관리사

◆ 황종구(박희순) - 조폭 출신의 작전 세력

◆ 조민형(김무열) - 증권 브로커이자 작전 세력 멤버

◆ 박창주(조덕현) - 대산토건 대주주이자 작전 세력 멤버

◆ 브라이언 최(김준성) - 재미교포 펀드 매니저이자 작전 세력 멤버

◆ 우 박사(신현종) - 개미들에게 물량 떠넘기는 일명, '설거지' 전문가

또한, '작전(2009)'은 낮은 가격에서 많은 양의 주식을 매수해놓고 가격을 점점 상승시킨 다음, 높은 가격에 보유한 주식을 모두 팔아 치우는 이른바, '작전'을 설계하는 모습이 묘사되는가 하면, 극 중에서 '통정거래', '설거지' 같은 용어들도 언급되는 등 실제 주식시장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작전(2009)'이 내러티브에 있어서 볼거리가 있는 작품이라면, '돈(2019)'은 '조일현(류준열)'이라는 한 인물에 주목시키고, 그 내면의 변화 양상을 감상하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다. 갓 입사한 주식 브로커 '조일현'은 녹록지 않은 회사 생활에 낙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번호표(유지태)'와 '한지철(조우진)'이 차례로 등장하는데, 이들은 관객들이 '조일현'의 내면 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작전 설계자인 '번호표'와 금융감독원 수석 검사인 '한지철'은, 각각 '조일현'의 양쪽에 서서 마구 흔들어 대며, 그의 심리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돈(2019)'은 주식 시장을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연출에 있어서 인물의 내면 묘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굳이 주식에 대해 잘 몰라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작품인 반면, '작전(2009)'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실제 주식 시장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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