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룸살롱 접대받은 전·현직 검사(이주형, 나의엽, 유효제) | 공수처가 필요한 이유
아래 내용은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 김봉현에게 룸살롱 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일 테고, 누군가는 들어도 믿지 못할 이야기일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 사건도 그냥 지나친다면, 권력을 지닌 쓰레기들이 마음 놓고 우리 머리 위를 밟으며 놀아날 세상이 더 빨리 찾아올 것이다. 이 사건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
2020년 4월 23일 밤, 경찰은 약 6개월간의 추적 끝에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을 서울 성북구의 한 골목에서 검거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기 사건, 일명 '라임사건', '라임사태' 등으로 알려진 이 사건과 관련해 수백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인물이다.
2020년 10월, 김봉현은 옥중 입장문을 통해 자신이 경찰에 검거되기 전에 라임사건과 관련하여 전·현직 검사들에게 접대한 사실을 폭로했다.
* 김봉현은 어디서 어떤 접대를 했나?
▶ 양주 3병, 맥주 15병, 여성 접객원 11명, 밴드
2019년 7월 18일, 김봉현은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F 유흥주점에서 전·현직 검사 4명에게 접대를 했다.
유흥주점 관계자
"(F 유흥주점은) 텐프로 가게예요. 그런데 아가씨들 뽑는 수준이 우리가 알고 있는 '와, 예쁘다' 이 정도가 아니라 연예인은 아닌데 연예인보다 예뻐요. 애들에 대한 퀄리티 그게 자부심이에요."
유흥주점 관계자
"그런데 (F 유흥주점) 혼자서는 절대 못 가요. (손님이) '저 돈 있어요. 천만 원 2천만 원 쓸 수 있어요' (F 유흥주점에선) '아니요, 죄송합니다. 그냥 가 주세요.'라고 얘기해요. 누군가가 책임져줄 수 있어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에요."
유흥주점 관계자
"(F 유흥주점 같은 텐프로 주점은) 케어(접객)를 하는데 조금 더 집중된 케어(접객)를 해요. 쉽게 얘기해서 '남친 모드'라고 해야 하나. (손님과) 조금 더 가까워요. 손님이 싫은 소리 하더라도 다 이해해주고 외모도 예쁜데 성격까지 착해. 삼박자가 다 갖춰진 애들이에요."
"텐프로는 무조건 술 한 잔에 100만 원이에요. 가라오케 이런 데는 술값이 20만 원 정도 하는데 텐프로는 100만 원이니까 5배 차이가 나는 거예요."
김봉현과 전·현직 검사 4명이 함께한 이 날 F 유흥주점 특실에서는 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돌았고 A급 밴드까지 동원되어 흥을 돋웠다. 검사들은 3시간여 동안 놀았고 김봉현은 술값 536만 원을 지불했다.
* 텐프로 유흥주점 접대가 이뤄진 배경
김봉현에게 F 유흥주점 특실을 예약해달라고 요청한 인물이 있다. 이주형 변호사.
2007년 삼성 비자금 수사를 했던 특수부 검사 출신 이주형. 부장 검사로 재직하다가 2018년 8월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전관 변호사이다. 한 현직 검사는 그를 '거물'이라고 칭했다.
현직 검사
"그 형 거물이잖아요. 전관으로 돈 쓸었던, 30기의 OOO라고 불렸던데요. 손가락 빠는 29기도 봤는데 30기가 (어떻게) 저러나 싶어서 깜짝 놀라서. 역시 특수부 출신은 다르다 그랬는데...
* 이주형과 김봉현의 첫 만남
십여 년 전, 이주형과 김봉현은 각각 현직 검사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과정에서 첫 만남이 이뤄졌다. 2018년 이주형 검사가 변호사 개업을 하자, 김봉현은 그를 찾아갔고, 그때부터 이주형을 극진히 모셨다.
1. 전담 운전기사 제공
김봉현 회사 전 직원
"(운전기사) 한 명을 더 뽑아서 아예 (이주형 변호사) 전담으로 넣어 버렸죠. 운전기사가 이주형 변호사 이사할 때 이사도 같이 해주고 그랬을 정도예요. 아예 그냥 (이주형 변호사한테) 나가 있었다고 보면 돼요."
2. 1억 9천만 원 상당 골프장 회원권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의 골프장 법인 회원권도 이주형 변호사가 함께 쓸 수 있도록 해줬다. 그리고 1억 9천만 원짜리 골프장 법인 회원권에 이주형 변호사를 지명 회원으로 등록시켜주기도 했다.
김봉현 회사 전 직원
"(이주형) 변호사님 업무 끝나면 논현동에 OO호텔이라고 있어요. 호텔 골프 연습장에서 주로 만나서 또 거기서도 같이 대화 나누고 (김봉현과 이주형 변호사는) 거의 날마다 봤었죠. 호칭 자체도 봄에는 변호사님, 변호사님 하다가 형님 그러다가 형 (이라 불렀죠)."
수감 중인 김봉현 전 회장이 MBC 'PD수첩' 제작진에 보내온 입장문을 보면, 그가 이주형 변호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저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전·현직 검찰 고위인사들과 현직 부장, 차장 등 수없이 많은 통화를 했고, 또 전화 한 통으로 일들을 해결하는 것들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김봉현 회사 전 직원
"이주형 변호사는 검사 옷을 벗었잖아요. 그런데 검찰은 옷을 벗어도 검찰이라고. 왜냐면 인맥이 다 살아 있으니까. 그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2019년 7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그동안 공들여온 이주형 변호사의 힘이 필요한 때를 맞게 된다. 라임자산운용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의 어느 일요일에 비상 회의가 잡혔고, 여기에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 이주형 변호사가 참석했다.
김봉현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라임자산운용을 도와야 했고, 이주형 변호사는 2019년 7월 12일부로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상태였다.
김봉현 전 회장에 따르면, 이주형 변호사가 후배 검사들과 약속을 잡았다면서 술자리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뒤인 2019년 7월 18일로 날짜를 정하고, 김 전 회장은 유흥주점을 예약했다.
김봉현 전 회장 폭로문
"대우조선해양팀에서 근무하던 동료들과 모이기로 했는데 저에게 소개시켜 줄 테니까 미리 알아두라고 했습니다. 혹시라도 라임사건이 커져서 제2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같은 일이 터지면, 이런 류의 검사들이 특수통이라서 투입되기 때문에 전부 거기서 거기라고 하며 술자리를 요청했습니다."
2019년 7월 18일 밤, 김봉현은 강남구 신사동의 한 텐프로 주점에서 이주형 변호사의 소개로 현직 검사 3명과 인사를 나눴다.
김봉현 측 관계자
'추후에 라임 수사팀이 꾸려지면 합류할 수 있는 검사들이니까 너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이주형 변호사가) 그렇게 얘기를 했고, 이제 만난 (술 접대) 자리에서 '나(이주형 변호사)하고 대우조선해양팀(특수단)에 있을 때 같이 근무하던 검사들이다' 그리고 이쪽(검사)에다가는 '(김봉현은) 나하고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사건 터지면 잘 봐주겠지. (검사들에게) 인사 못 드려서 안달인 거죠.
* 이주형이 김봉현에게 소개한 검사
▶ 접대받은 검사 #1 나의엽 검사
이주형은 나의엽 검사를 소개하며 여기서 본인 빼고 제일 형이고 쎄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 접대받은 검사 #2 OOO 검사
아직 언론에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검사로, 이주형은 이 검사를 눈 뜬 채로 포 잘 뜬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 접대받은 검사 #3 유효제 검사
이주형은 곧 해외연수를 갈 검사라며 유효제 검사를 소개했다.
김봉현에게 술을 받아먹은 이주형 변호사와 현직검사들은 2016년에 함께 근무했던 사이였다. 이들은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한동훈 검사와 함께 활동했던 엘리트 검사들이었다.
이주형 변호사 등 전·현직 검사가 텐프로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받은 지 3개월이 지날 무렵,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도피 중이던 김봉현 전 회장이 2020년 4월 23일 경찰에 검거되자, 당일 밤 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주형 변호사가 찾아온다.
이주형은 김봉현을 면회하면서 예전에 후배 검사들과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받았던 사실을 말하지 말아달라 당부했다고 한다.
"이주형 변호사가 저에게 도울 방법을 찾을 테니까 본인과 관련된 얘기와 전에 술자리를 했던 검사들 얘기는 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돌아갔습니다. 남부지검에 가게 되면 저에게 아는 얼굴 봐도 아는 척하지 말라고 했고..."
MBC 취재진은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주형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뒤에 이주형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PD : 안녕하세요. 이주형 변호사님이시죠?
이주형 : 네 맞습니다.
PD : 저는 MBC PD수첩 PD 최원준입니다. 검사 술자리 관련 접대 취재로 연락드렸는데요.
이주형 : 아, 네, 네, 운전 중이라서 전화 받기가 좀 그런데요.
PD : 전화 주셔서 전화하고 있는 건데요.
이주형 : 다음에 얘기하십시오.
* 술접대 검사의 라임 수사팀 합류
'남부지검에 가게 되면 아는 얼굴 봐도 아는 척하지 말라.' 김봉현 전 회장이 검거된 당일, 이주형 변호사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그를 면회하며 했다던 말이다.
김봉현 전 회장은 남부지검(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자신이 접대한 검사를 마주하게 됐다.
나의엽 검사. 이주형 변호사, 유효제 검사 등과 함께 텐프로 유흥주점에서 김봉현 전 회장에게 접대를 받은 검사이다. 나의엽 검사는 '라임' 수사 책임자로서 김봉현 전 회장을 수사하게 됐다.
김봉현 전 회장은 당시 거의 매일 마주쳤지만 서로 아는 척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의엽 검사가 8월 인사이동 전날 자신의 방으로 불러 커피를 주며,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연주 / 검사 출신 변호사
"(검사윤리강령에) 사건 관계자가 자기와 특수관계 친인척이라든지 이런 관계가 있을 때는 사건 맡아서는 안 되고 그런 특수관계가 아니라도 '공정하게 수행할 수 없는 사건인 경우에는 기피 회피할 수 있다'라는 규정이 있는데, (나의엽 검사는) 자기의 범죄를 자백해야 되잖아요, 회피해야 되는 사유를 밝히려면. '사실은 제가 이 사건에서 빠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김봉현에게 접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라고 할 것 같아요? 못 하죠. 더 못 하죠.
현재 나의엽 검사는 텐프로 유흥업소 접대 건으로 기소된 상태이다. 그러나 뇌물죄보다 처벌 수위가 훨씬 낮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적용되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같은 날 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들 중에서 나의엽 검사만이 유일하게 기소됐다는 것이다. 다른 검사들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조차도 피해갔다.
청탁금지법의 처벌 기준이 100만 원인데, 검찰은 검사들이 접대받은 비용을 96만 원으로 책정하여 기소조차도 하지 않았다. 이런 검찰의 행태에 '검사님들을 위한 불기소 세트 999,000원'이라는 조롱이 나오기도 했다.
MBC 취재진은 나의엽 검사의 입장을 묻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나의엽 검사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이후 문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역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취재진은 나의엽 검사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시도했다.
취재진 : 나의엽 검사님이시죠? 저 MBC 'PD수첩' PD 최원준인데요.
나의엽 검사 : 출근하는데...
취재진 : 술자리 접대받은 거 인정하시나요?
나의엽 검사 : 재판 중입니다.
취재진 : (술자리 접대) 인정하시나요. 혹시? 검사님 말씀 좀 물을게요. 검사님 접대받으셨으면 라임 수사는 맡지 않으셨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오선희 / 검사 출신 변호사
"2020년에 저에게 법조인으로서 가장 충격적인 점 1번을 찾으라면 이 사건(현직 검사 술 접대 사건). '친하니까 술 사줄게' 이런 문제가 절대로 아니잖아요. (술을 접대한) 의도가 뭔지 우리는 알잖아요.
만약에 앞으로, 본인 관련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검사에게) 연줄을 대기 위한 접대였기 때문에 이거를 직무 관련성 입증에 좀 신경을 써서 뇌물죄로 기소하는 것이 더 맞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검찰은 김봉현에게 텐프로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검사들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뇌물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일부 검사들에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의 주장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현직 검사의 말을 들어보면 더욱 의문이 남는다.
"공안 하던 애들이 공안(부) 다니는 거고, 특수하던 애들이 특수(부) 다니는 거잖아요. 경력이 잘 나가는 애들은 나가는 데가 움직이는 데가 정해져 있어요. 다 예상 범위 안에 다 움직이는 거죠."
"잘 나가는 애들이었잖아요. 그럼 원래 잘 나가는 애들은 자기 인사 자기가 해요. 없는 자리 만들어서도 가는 게 잘 나가는 검사니까, 그런 금조부(금융조사부) 가는 애들은 전문성이 다 인정돼서 그냥 총애받는 애들이잖아요. 당연히 가는 거지.
금조부는 아무나 가는 게 아니에요. 아무나 가는 게 아니고 아무나 가는 자리가 아니지 거기가. 그렇죠. 엄청나게 백 있고 능력 있고. 능력이라 함은 윗사람한테 사랑받고 총애받는 그 능력인데."
* 뇌물죄를 피한 그들의 꼼수
뇌물죄를 명백히 입증하는 데는, 접대받은 검사들과 이주형 변호사 이들 사이에 오갔던 통화내용이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휴대전화는 비슷한 시기에 모두 분실하거나 파손되고 버려졌다.
▶ 이주형 변호사(검찰 특수부 출신)
'부부싸움 과정에서 분실했다.'
▶ 나의엽 검사
'그냥 짜증 나서 버렸다.'
▶ 유효제 검사
'일산 킨텍스 박람회에서 잃어버렸다.'
▶ OOO 검사
'훼손, 낡은 기기여서 버렸다.'
유흥주점 접대받은 이들 전·현직 검사 4명은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 비슷한 시기에 모두 휴대 전화를 잃어버리거나 버렸다.
특히, 유효제 검사는 강남 텐프로 유흥주점 접대 당일의 택시 카드 결제내역 및 GPS 기록 등 택시 승하차 기록조차도 인정하지 않았다.
* 검사들이 휴대폰을 처분한 이유
텐프로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들이 '부부싸움', '짜증', '기기 노후' 등 각양각색의 이유를 들면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급히 처분한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수사 결과, 이주형 변호사와 검사들은 2019년 7월 18일,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F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받은 이후 약 1년 동안 서로 94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형 변호사는 함께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검사이자 '라임' 수사를 맡았던 나의엽 검사와 총 40회 통화를 했다. 해당 유흥주점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날, 김봉현 전 회장을 면회한 날 그리고 김봉현 전 회장의 폭로가 있었던 날에도 전화 통화를 했다.
접대받은 검사 중 한 명이자, 라임 수사 책임자였던 나의엽 검사는 이주형 변호사가 김봉현 전 회장 면회를 다녀온 다음 날, 먼저 이 변호사에게 전화하는 등 둘 사이에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
이주형 변호사는 2020년 10월 16일 김봉현 전 회장의 폭로가 있었던 날에도 나의엽 검사와 두 차례, 나머지 검사 중 한 명과 한 차례 통화하는 등, 텐프로 유흥주점 접대를 받았던 검사들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 이주형과 김봉현의 거래
2019년 7월 18일 밤, 김봉현 전 회장은 강남 텐프로 유흥주점에서 검찰 특수부 출신 이주형 변호사와 나의엽, 유효제 등 특수부 검사 3명에게 접대를 했다.
이후 김봉현은 검거됐고 나의엽은 라임 수사 책임자로서 김봉현을 수사했다. 그리고 이주형은 함께 접대받은 현직 검사들과 90여 차례 통화하는 등 소통을 해왔고, 검거된 김봉현을 면회하면서도 검사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
김봉현 전 회장의 폭로에 따르면, 면회를 온 이주형 변호사는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 줄 테니 유흥주점에서 검사들 본 얘기는 하지 말고, 여당 정치인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달라 요구했다고 한다.
이처럼, 이주형 변호사를 비롯해 텐프로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휴대전화를 없애버린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수사 결과, 이들은 유흥주점 접대 그리고 김봉현이 검거되고 폭로가 이어진 이후에도 긴밀이 소통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통화내역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4명 모두 휴대전화를 각각의 이유로 없애버렸고, 일부 검사는 업무용 컴퓨터를 교체하거나,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의 메신저 대화 내역까지 삭제했다.
* 법 기술자들의 교활함
이주형 변호사, 나의엽, 유효제 검사 등 검찰 특수부 출신 전·현직 검사인 이들은 법 기술자답게 교묘하게 처벌을 피하는 길을 찾았다.
양지열 변호사
"통화내역으로는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수가 없는데, 휴대폰을 직접 봐야지 그 네 사람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나오는데, 그거는 그냥 묻어버린 거죠."
서기호 / 판사 출신 변호사
"이런 경우에 당연히 휴대폰 압수수색 영장, 당연히 들어가야 될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안 되어 있다, 애당초 수사 의지가 없었다는 거죠."
신중권 / 판사 출신 변호사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휴대폰이 망가지거나 분실한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잖아요. 객관적인 증거라는 게 대화했던 (기록) 전화하거나 문자하거나 이런 것일 거 아니에요. 아예 그런 걸 차단해버리는 거예요.
그런 것을 없애버린 마당에는 내가 변명을 하면 다 그렇게 넘어갈 거라는 걸 이 사람들도 아는 거죠. 다 알기 때문이죠. 잘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 술접대 검사 2명 무혐의, 1명 기소
결국, 현직 검사들은 유흥주점 접대를 받고서도, 유효제 등 검사 2명은 무혐의, 나의엽 검사만 기소됐다. 그러나 나의엽 검사마저도 뇌물죄가 아닌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적용되어 기소되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 접대 검사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법적 처벌도 피했지만, 검찰 내부 징계조차도 피해갔다. 검찰은 나의엽 등 접대 검사 3명에 대해 그 어떤 징계 절차도 시작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2020년 10월 22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총장에게 현직 검사 유흥주점 접대 사건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검찰은 검찰 구성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은 우리 조직에서 '무관용'이고 이게 대가성이 있든 또는, 수사 착수 전에 그냥 우연히 얻어먹었든 간에 이런 김영란법 위반 하나도 저희 검찰이 지금 어떤 입장인데 이런 걸 봐주고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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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정치인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잡아주면 보석 재판받게 해주겠다'라는 이주형 변호사의 제안과 관련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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