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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말',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

current affairs/정치

by Mr. Kim_ 2019. 6. 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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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노무현 전집 '그리하여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출간 기념 북토크가 열렸다. 이날 북토크에는 정철 카피라이터,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사로서 무대에 올랐다.


참여정부에서 대변인과 연설 비서관, 1부속실장, 연설기획 비서관을 역임한 윤태영 대변인은 '노무현의 말'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했다.


노무현의 입


윤태영 대변인은 '노무현의 입'이기도 했지만, 노 대통령의 말을 빠짐없이 기록했던 '대통령의 필사'이기도 했다. 윤 대변인은, '노무현 하면 역시 '말'이다. '말'을 빼놓고 어떻게 노무현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노 대통령은 재임 시절 많은 명언을 남겼다고 했다.


여보, 나 좀 도와줘


"여보, 나 좀 도와줘"

"여보, 나 좀 도와줘'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인 시절에 썼던 첫 번째 책의 제목이다. 당시, 윤 대변인은 출판사에서 일했는데, 책의 절반 정도를 노 대통령의 구술을 받아 대필했다. 출판사에서 책 제목으로 여러 가지를 제안했지만, 노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제목을 지어 오겠다고 하며, 며칠 뒤 가지고 온 제목이 "여보, 나 좀 도와줘" 였다고 한다.



책 제목을 보고, 출판사 관계자들이 처음에는 신통치 않아 했지만, 며칠간의 토론 끝에 차별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였다고 한다. 당시, 정치인들의 책 제목에 '새벽', '기대', '희망', '평화', '미래', '내일' 이런 말들이 들어가지 않은 책 제목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유머


위의 사진은 노무현 대통령의 표정이 담겨 있는 사진 중, 윤 대변인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 사진 속에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어흥


이 사진은 노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놀러 온 아이에게 "어흥" 소리를 내며 장난을 치는 장면이다. 윤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유머와 위트를 타고난 사람이고, 대통령의 말 중에서 그런 기질이 담긴 말이 가장 좋다고 한다.



윤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에 있었던 일화도 전했다.


이마 주름


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거리 유세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당시, 노 후보를 보고 "이마 주름이 TV에서 본 것보다 적네요."라고 하자, 노 후보가 바로 "네, 아침에 다리미로 좀 펴고 나왔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부산 홈플러스 매장에 가서는, 고등어를 파는 상인의 마이크를 빌리기도 했다.


"여기 싱싱한 노무현이 왔습니다. 싱싱한 노무현."


노무현의 유머와 위트는, 다른 사람을 깔아뭉개는 위트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를 즐겁게 하는 방식으로 전달된다.


총리 회담


위의 사진은 '존 하워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 회담했을 때 촬영한 사진이다. 윤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을 기록하기 위해 이날 회담 자리에 배석했다. 외국과 정상회담을 하면, 절반은 통역 시간이고 나머지 반 정도가 정상들의 대화시간이다. 그 반에서 양측이 모두 발언을 해야 하니 다시 반으로 쪼개진다.



그 쪼개진 반에서 다시 절반 정도는 중요한 외교 사안인 '북핵' 문제에 할애된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비로소, 양측이 자국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하기 위해 호소하는 데 쓰인다. 양국의 실무자들 선에서 해결되지 않은 사항들을, 정상회담에서 논하는 것이다.


존 하워드 총리가 먼저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품질이 아주 좋은 액화천연가스(LNG)가 생산된다. 그런데 한국은 왜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LNG만 수입하는가? 이제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수입을 해달라.'


노 대통령은 진지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가 영업할 차례가 됐는데 당시, 존 하워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리 쪽 현안은 '자동차 수출'이었다. 노 대통령이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품질이 아주 좋은 철광석이 생산된다. 그 철광석을 한국이 수입해서 품질이 아주 좋은 철을 만들었다. 한국은, 그 철을 사용해서 다시 자동차를 만들었다. 그런데 자동차를 만들어놓고 보니, 얘네들이 이제 고향으로 가고 싶어 한다.'



윤 대변인은 회담 자리에 배석하여 대통령의 말을 받아 적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노 대통령의 순발력에 탄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대통령의 말을 다시 정리하면서 생각해보니, 절대 순발력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대통령이 회담 전에 자료를 검토하면서, 상대가 기분 좋게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였다.


대통령의 연구


노무현 대통령은 외국에서 정상회담할 때, 회담 직전까지 실무자들이 준비한 자료를 다시 검토하며, 최후의 순간까지 더 나은 대안은 없는지 고민한다. 


윤 대변인은 대통령의 방명록 초안도 여러 번 작성했는데, 노 대통령은 준비된 초안대로 방명록을 쓴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방문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방명록을 쓰기 위해 붓을 들기 직전까지도 더 좋은 문구가 없나 생각하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동지


끝으로, 윤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말 중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말을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부족한 대로 동지가 됩시다."


노무현을 좋아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

정치인 중에서 '엘리트 의식', '선민의식'이 털끝만큼도 없었던 최초의 '보통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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