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김 씨'는 셀프 감금을 하는 동안, 정치 개입 관련 파일 187개를 지우고 35시간 만에 문을 열어줌.
경찰은 18대 대통령 선거 이틀 전, 이례적으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함.
기자들이 질문할수록 경찰 수사에 대한 의혹은 짙어짐. 이와 더불어, 수사 과정을 중간 발표한 시점도 수상함.
당시는,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는 이른바, '골든 크로스'가 벌어진 시점.
경찰의 중간발표 하루 전에 있었던 마지막 대선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는 묘한 발언을 함.
경찰의 이례적인 중간발표가 있기도 전에, 박근혜 후보는 국정원 직원의 무혐의를 확신함. 그리고 토론이 끝나고 한 시간이 지난 23시경,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간수사 결과를 서둘러 발표함.
다음날 오전에 열린 경찰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짐.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CCTV에는 진실이 담겨 있음.
국정원 직원의 게시글을 발견한 분석관들이 이상한 대화를 하기 시작함.
경찰의 수상한 중간수사 결과 발표는 거짓이었음.
그러나 사건은 묘하게 흘러감. 형법상 직권남용과 경찰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됨.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경찰청 및 수서경찰서 관계자 11명 중 6명은 고속 승진함.
원세훈 전 국정원장 1심판결에서, 정치 개입은 유죄이나 선거 개입은 무죄라고 판결했던 이범균 판사는 1심 재판 5개월 후인, 2015년 2월에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2심판결에서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관해 유죄를 선고하지만
대법원 전원 합의체에서는 증거 능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13명의 대법관들이 만장일치로 사건을 되돌려 보냄.
이후 표류하던 국정원 댓글 사건은 채동욱 검찰 총장이 취임하면서 새 국면을 맞게 됨.
채동욱 검찰 총장은 윤석열 검사를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재수사를 지시함.
포털사이트를 압수 수색해 사건의 진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 무렵, 묘한 상황이 발생함.
갑작스럽게 제기된 혼외자 논란으로 채동욱 검찰총장이 물러남.
채동욱 검찰 총장의 혼외자 관련 주민등록번호와 주소지를 조회한 사람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짐. 검찰 총장뿐 아니라, 진실을 파헤치려던 사람에게 부당한 인사는 계속됨.
국정원 직원들에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던 윤석열 검사가 수사팀에서 쫒겨남.
원리·원칙에 충실하고 저돌적으로 수사한다는 평가를 받던 윤석열 검사는, 이 일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지청장에서 고등검찰청 검사로 좌천됨.
국정원 댓글 사건 뿐만 아니라, 수많은 과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직에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는 사람은 개별적으로 산재해 있는 반면, 쓰레기들은 끈끈하게 이어져 조직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쓰레기들이 원하는 결과로 끝이 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제구실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인사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다.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종속 관계가 아닌, 경쟁 관계로 리뉴얼하고, 검찰과 경찰이 경쟁 시스템 속에 양립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야말로, 검찰과 경찰이 정치권력에 줄 서지 않고, 본연의 임무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방법일 수 있다. 대법원은... 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는 1월 24일,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공전자기록 등 위작, 위작 공전자기록 등 행사 등 40여 개의 혐의로, 대법원장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구속기소 됐다.
구속 상태에서 줄곧 재판 지연 전략으로 일관하다가 5월 29일, 4개월여 만에 1심 재판이 열렸고, 1차 공판에 출석했다. 양승태 구속 만기일이 8월 10일인데 이후, 석방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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