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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PD수첩은 정치 선동 방송? | JTBC 신년토론 유시민, 진중권, 정준희, 이창현

current affairs/정치

by Mr. Kim_ 2020. 1. 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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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PD수첩'은 정치 선동 방송? JTBC 신년토론 유시민, 진중권, 정준희, 이창현)

 

어젯밤, JTBC에서 신년맞이 특집 토론이 방영됐다. 주제는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였다. 토론 주제를 보자마자, '조국 사태'를 둘러싼 언론의 보도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겠거니 짐작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렇게 짐작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국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검찰발' 기사 소스들이 언론사들의 '단독' 경쟁을 통해 여과 없이 대중에게 전달됐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JTBC 신년토론

 


그러나 예상과 달리, 토론의 서두는 의외의 모습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논평이 아니라, '뉴미디어'에 대한 비판이 불쑥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란, TV나 라디오 같은 전통적 미디어를 의미한다. 이날 토론 주제는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였으므로, 당연히 이 '레거시 미디어'가 주된 토론 대상이 될 거로 생각했다. 

 

토론 주제에 명시된 '한국 언론'이라는 범주에 TV, 라디오 같은 '레거시 미디어'가 아닌,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채워져 토론이 시작된 이유는, 패널 중 한 명인 진중권 동아대 전 교수 때문이었다. 진 교수는 토론 시작과 동시에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를 언급했다. '알릴레오'는 또 다른 패널 중 한 명인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이다.

 

유시민 알릴레오

 

토론의 첫 번째 쟁점, '왜 언론은 불신의 대상이 됐나?' 이 쟁점과 더불어 '기레기'라는 명칭 사용의 정당성에 대한 패널들의 생각을 듣고 있을 때였다. 진중권 전 교수는 '기레기'라는 명칭이 남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고 그 원인으로,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알릴레오' 같은 유튜브 방송이 대중을 선동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진 교수는 정치적으로 선동된 사람들이 제대로 일하는 기자에게까지 '기레기'라는 멸칭을 남용하는 것에 굉장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알릴레오'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사례에 해당한다고 덧붙인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진 교수는 '한국 언론'에 대한 비판을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알릴레오'라는 유튜브 방송 비판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는데, 그 대상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mbc 'PD수첩'이었다.

 

김어준 뉴스공장

 

이것이 흥미로운 이유는, 평소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가끔 이나마 접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PD수첩' 이 방송(각각 유튜브 방송, 라디오 방송, TV방송 이지만 편의상 '방송'으로 통칭함)들은 모두 '조국 사태'에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논조를 이어온 방송들이다.

 

진 교수가 특별히 이 세 개의 방송을 '선동 방송'으로 집어서 언급한 것은 필자에게는 흥미롭지만, 진 교수 자신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라는 토론의 대주제 그리고 첫 번째 쟁점으로 제시된 '왜 언론은 불신의 대상이 됐나?' 이 두 가지 모두에서 벗어난, 전혀 다른 전선을 구축하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패널로 출연한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가 이 대목을 지적했다. 

 

진중권 정준희

 

정준 : 뉴미디어에서는 알릴레오가 잘 못 했고, 레거시 미디어는 뉴스공장과 PD수첩이 제일 잘못 했고, 그 바깥은 없으세요?

 

진중 : 아니요, 일단은 제가 체크한 것은 그것뿐이고요. 나머지도 많습니다. 근데 뭐 별로 언급할 가치가 것들.

 

정준희 : 가치가 없는 이유는 뭐죠? 예를 들면 '신의한수'라던가 이런 식의 것들은 보셨어요?

 

진중권 : 아니, 그런 거 안 봅니다.

 

정준희 : 왜 안 보시죠? 수많은 가짜뉴스들과 수많은 허위사실들이 나오는데.

 

진중권 : 그래서 안 봐요.

 

정준희 : 안 보시는데 어떻게 아세요?

 

진중권 : 그래서 안 봐요. 아니, 허위사실이라니까. 허위사실이라니까 안 보죠.

 

정준희 : 풍문으로 안 보셨나 보네 그러면.

 

진중권 : 한 번도 안 봤어요. 그걸 뭐하러 봅니까? '알릴레오'도 거의 안 봐요, 사실은. 왜냐하면 제가 판타지물을 싫어하거든요.

 

정준희 진중권

 


정준희 교수가 언급한 '신의한수'는 보수 성향의 유튜브 방송이다. '신의한수'는 작년 4월,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났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숙취가 심해서 대처가 늦었다', '성형 시술을 받느라 늑장 대처했다'는 식의 의혹을 제기했다.

 

신의한수

 

이밖에 '문재인 딸 불륜 폭로', '문재인 부정선거 딱 걸렸다' 등의 제목으로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에 대한 방송을 하기도 했다.

 

다시 토론 내용으로 돌아간다. 앞서 말한 대로, 진중권 교수는 '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PD수첩' 이상 세 개의 방송을 집어서 '선동 방송'이라 주장했다. 이는 토론 주제와도 거리가 있을뿐더러, 이미 다른 전선이 구축되어 있는 쟁점을 가져온 것이다.

 

여기서 다른 전선이란, 알다시피 '조국 사태'와 관련된 전선이다. 지난해 9월부터 얼마간 한국의 '레거시 미디어'는 조국 전 장관을 향해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해 검찰이 제기하는 혐의점을 그대로 받아서 보도했다. 그 결과,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여론은 일방적으로 형성됐다. '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이 반대 목소리를 내기 전까지는.

 

그렇다. 진 교수가 선동방송으로 언급한 '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조국 정국'에서 압도적 다수의 '레거시 미디어'가 한목소리를 낼 때, 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소수 매체였다. 

 

진 교수는 유튜브 방송의 대중 선동이라는 의제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근거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다.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라는 주제의 토론을 하면서,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거시적 관점이 아닌, '조국 사태'에서의 한쪽 지형을 정조준했다.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토론이 '조국 대 반 조국' 토론으로 휘감길 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나머지 토론 패널들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토론은 제자리를 찾는 듯했다.

 


'토론의 달인', '진보 논객'이라 불렸던 진중권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왜 이런 모습을 보였을까? 사실, 이 글을 쓰기 전부터 진 교수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날 선 주장을 해왔고, 적잖이 논란이 됐다.

 

그동안 많은 사회 이슈들에 자신만의 논평을 내왔던 진중권 교수지만, 진 교수에게 '조국 사태'는 그간의 사회 이슈들과는 의미가 좀 다르고 할 수 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조국 전 장관의 딸이 받았다는 동양대 표창장. 검찰은 이 표창장이 위조된 것으로 보고 있고, 조 전 장관이 여기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진중권 교수는 얼마 전까지 동양대 교수였다. 진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조국 사태'로 인해 동양대 교수직을 사임한 것임을 암시하는 말을 한 바 있다.

 

유시민 진중권 신년토론

 

시민 : 너무 급하세요. 그 결론에 이르려면 예컨대, '대중이 어떤 논리에 마비되었다, 세뇌가 되었다' 이런 결론까지 이르려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좀 더 다각적으로 짚어보고 좀 더 종합적으로 추론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지금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평소에 제가 알던 진중권 교수답지 않게 막 건너뛰세요. 그렇게 토론을 하면 토론하기가 진짜 어렵거든요.

 

진중권 : 결론이 성급하다 그랬는데, 결론은 이미 났고요. 그래서 제가 지금 학교를 나왔어요. 결론이 문제가 아니라, 그 임팩트를 지금 몸으로 다 하고(느끼고) 있는데. 왜 결론을 아직도 못 내세요?

 

유시민 : 네, 저는 못 내고 있어요.

 

진중권 : 저는 당했습니다.

 

이날 토론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진 교수는 조국 전 장관에 관한 의견을 피력할 때는 다소 격앙된 상태로 주장을 이어갔다. 진 교수는 '알릴레오' 방송을 보고 광장에 나간 사람들은 대부분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이 '진 교수가 지금 제일 화가 나 있는 것 같다'며 응수하는 상황도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문제의 표창장이 동양대 표창장이 아니라 다른 대학의 표창장이었다면, 진 교수의 견해가 좀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비판과 함께 대안 탐색의 장이 될 줄 알았던 이 날 토론은, 진 교수 덕분에 다른 양상으로 이어졌다. 비판을 피해간 '레거시 미디어'들이 진 교수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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