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사건에 대한 또 다른 시각.

current affairs/사회

by Mr. Kim_ 2020. 3. 25. 02:12

본문

반응형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사건에 대한 또 다른 시각.

 


"내 딸이 지금 그 피해자라면, 내 딸의 행동과 내 교육을 반성하겠습니다."

오늘 저녁 뉴스를 보던 중, 기가 찬 보도를 보게 됐다. 어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얼굴이 공개되어 더 크게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의 분노를 들끓게 하는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에 관한 뉴스 보도였다.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사건은 텔레그램이라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미성년자를 포함해 많은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을 공유 및 판매한 끔찍하고 악랄한 성범죄 사건이다. 이번에 경찰에 체포되어 신상이 공개된 조주빈이라는 25세 남성은 범죄가 이뤄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n번방'과 '박사방' 중, '박사방'의 운영자이다.

텔레그램 n번방과 박사방을 둘러싼 공분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도 표출됐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은 청원 시작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오늘 이미 258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는 작년 4월에 시작되어 183만여 명이 참여해, 이전까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국민 청원이었던 "자유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을 훨씬 앞서는 수치이다.

 


오늘 저녁 뉴스에는 이만큼 다수 국민의 폭발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사건에 대한 다른 목소리가 소개됐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저자이자 낙성대연구소 연구원인 이우연이다. 오늘 뉴스에 보도된 이우연의 발언은 그동안 일본의 역사 왜곡에 동참해온 그의 논리구조가 여실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에게 화살을 돌리면서 가해 행위의 악랄함을 덜어내는 방식이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이우연은 익숙한 이름이다. 마찬가지로,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저자이자 낙성대연구소 연구원인 이영훈과 함께 일본의 역사 왜곡에 동참하고 있는 국내 극우 집단의 원흉들이다.

이영훈은 과거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묘사해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영훈의 역사 왜곡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영훈과 함께 낙성대연구소 소속이자 '반일 종족주의'를 공동 집필한 이우연도 역시 '위안부', '강제징용', '독도 영유권' 등에 대해 일본 극우단체 주장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우연의 위 발언은 지난해 7월, 한국도 일본도 아닌 국제기구 UN의 인권이사회에 참여했을 당시의 발언이다. 이우연은 '강제징용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일본에 갔고, 임금도 일본인보다 더 높았다. 일본에서의 삶은 편하고 자유로웠다.'고 주장했다.

 

낙성대연구소 연구원이자 '반일 종족주의' 저자인 이들의 주장에 대해 최배근, 김민철 교수는 아래와 같이 반박한다.

 

▶ 최배근 교수 (건국대학교)

 

▶ 김민철 교수 (경희대학교)

 

 

이우연은 당시 우리나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열악하고 고통스러웠던 삶에 대한 증언에 대해서도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했다.

 


이우연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진술 속에 믿을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식량 문제를 언급했다. '일본인들과 밥을 똑같이 줬는데, 한국인은 원래 밥을 많이 먹는다. 그러니까 배가 고팠던 것이고, 배가 고팠다는 진술은 맞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한국인 모두를 조롱하는 말처럼 들린다. 이처럼 몰상식하고 비논리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UN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었을까? UN 인권이사회는 개나 소나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곳인가?

이우연이 UN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문제의 발언을 했을 당시 UN 웹사이트에 명시된 발언자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없었다. 대신 이우연의 발언 순서에는 슌이치 후지키라는 일본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슌이치 후지키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왜곡하고 억지 주장을 일삼고 있는 일본 극우단체 인물이다.


슌이치 후지키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 북한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면서, 일본을 헐뜯고 돈을 요구하고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기 위해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연계하여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이 우리나라 극우단체와 흡사해 보인다.

아베 정권과 일본 우익집단의 실체를 파헤친 다큐멘터리 '주전장'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한 슌이치 후지키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여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하는 악랄한 극우 인사이다. 그런가 하면, 소녀상 얼굴에 봉투를 씌어 조롱했던 미국인 유튜버 토니 마라노의 후원자이기도 하다.

 

 

슌이치 후지키는 자신이 직접 이우연에게 UN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슌이치 후지키는 이 밖에도 UN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까지의 항공료와 체류 기간인 5박 6일 동안의 숙박비까지 이우연에게 지원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보도가 나간 후, 이우연은 '일본역사논전연구소'에서 여비를 지원해준 것이라 반박했다.

일본역사논전연구소(정식 명칭 '국제역사논전연구소')는 군함도에서는 어떠한 강제노동도 없었다며 UN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던 단체이다. 또한, 이 단체는 지난해 3월 UN 인권이사회에서 위안부를 '전시 매춘부'라고 표현한 바 있으며, 역사 속 일본군이 자행한 모든 잔인하고 야만적인 행위를 부정하는 대표적 일본 극우단체이다.

이우연이 UN 인권이사회에서 했던 문제의 발언은 여러 가지 정황상, 치밀한 기획 속에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10월 30일, 우리나라 대법원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1인당 1억 원씩 배상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19년 7월 1일, 일본 아베 정부는 한국 대법원 판결을 문제 삼아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다음 날, 일본 극우단체가 모든 경비를 지원한 이우연의 'UN 발언'이 나왔다. 이우연의 발언은 당일에 일본 보수언론 산케이 신문에 곧바로 실리게 된다.


한국 학자도 국제무대에 나와 '강제노동'을 부정하는데, 한국 사법부와 정부는 억지 주장을 하면서 일본을 헐뜯고 있다는 논리를 만들어냈다.

 

 

다시,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에 대한 이우연의 인식을 들여다본다.

 


"내게 딸이 있다면, n번방 근처에도 가지않도록 평소에 가르치겠습니다.
내 딸이 지금 그 피해자라면, 내 딸의 행동과 내 교육을 반성하겠습니다.
여러분은 그렇지 않습니까?
n번방 피해자들에게도 같은 규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과는 별개입니다."

이우연을 비롯한 국내 극우 보수인사들에게는 공통된 논리가 발견된다.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인 매춘부였다면서 사실을 부정한다. 또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웠던 당시 생활에 대한 증언에 대해서는 '한국인은 원래 밥을 많이 먹는다. 그래서 배가 고팠던 것이다.'라면서 피해자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이런 식의 논리 구조가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사건에도 적용됐다. '내 딸이 그 피해자라면, 내 딸의 행동을 반성하겠다. 피해자들에게도 같은 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자행한 극악무도한 짓에 대해 친일 궤변을 늘어놓던 극우 인사들의 논리가 이번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사건에 더럽게 올라탄 꼴이다. 

 

◆ 아래에 있는 공감 클릭 한번 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로그인 없이 누구나 가능합니다.

 

일본의 무역 보복 전개과정 요약 정리. 일본이 한국에 수출 규제하는 이유.

 

일본의 무역 보복 전개과정 요약 정리. 일본이 한국에 수출 규제하는 이유.

일본의 경제 보복 전개 과정 요약정리. 일본이 수출 규제하는 이유.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하던 품목 중 일부에 대해 수출 규제를 함으로써, 무역을 통해 일종의 보복 조치를 하고 있..

hotkim.tistory.com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자세. 가해의 역사만 골라서 외면하는 일본. (다나카 히로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자세. 가해의 역사만 골라서 외면하는 일본. (다나카 히로시)

다나카 히로시, '현재 일본 상황은 패망 직전의 군국주의 때와 비슷하다.'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 다나카 교수는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를 대하는 일본 정부의 모순적 태도를 지적했다. 일본 정..

hotkim.tistory.com

 

 

유니클로 위안부 모독 논란, 광고 중단으로 해결 안 되는 이유. 광고 속 숨겨진 의도와 장치. (feat. 호사카 유지)

 

유니클로 위안부 모독 논란, 광고 중단으로 해결 안 되는 이유. 광고 속 숨겨진 의도와 장치. (feat. 호사카 유지)

유니클로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 것이다며 네티즌에게 뭇매를 맞은 최근의 자사 광고 영상을 결국 삭제했다. 유니클로의 광고 영상이 문제가 된 이유는 15초짜리 광고 영상에 사용한 한국어 자막..

hotkim.tistory.com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 농단 사건'의 시작과 현재 상황 정리 (feat. 이탄희 전 판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 농단 사건'의 시작과 현재 상황 정리 (feat. 이탄희 전 판사)

양승태 사법부, 사법 농단 사건의 시작과 현재 상황 정리 (feat. 이탄희 전 판사) ▶ 사법 농단 사건의 발단 사법 농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경위를 살피려면, 2017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이탄희..

hotkim.tistory.com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