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시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도 비상등이 켜졌다. 트럼프 경제 정책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얼마 전, 우리 주식 시장은 2500선이 붕괴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코스피 전체 종목의 85%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코스피 시총 2천조 원이 무너졌다. 한 경제평론가는 한국 주식 시장의 대탈출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배경으로,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 주식 시장의 어두운 전망이 점쳐지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정부의 어떤 특성이 한국 주식 시장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
미국 우선주의 표방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결국, 중국과의 대결에서 '중국 봉쇄' 논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바이든 정부 초기처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국 두 나라와 거의 균등하게 무역을 하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는 양쪽 시장 모두를 지렛대로 삼아서 성공해야 하는데, 양쪽 시장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정적인 경제 포지션에 놓인다는 것이다.
무기화된 관세 정책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소 중 하나이다. 현재 미국 관세는 3% 정도로 미국임을 감안하면 세율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어느 나라이건 관계없이 보편 관세로 10%에서 20% 사이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한 대외정책연구원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우리는 최대 약 300억 달러 정도의 무역 수지 감소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미국을 상대로 약 50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2026년 즈음하여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우리나라는 최대 300억 달러의 무역 수지 감소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가 1년간 미국을 상대로 거둬드릴 수 있는 이익의 60%가 트럼프 정책에 의해 날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이 맺어져 있다. 그러나 한미 FTA를 지렛대 삼아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맞서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 정부가 국익을 관철하기 위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전략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부분인데, 지난 2년여간 우리 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역량을 돌이켜 보면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
보조금 지급 중단 선언
보조금 관련 이슈는 현재 우리 주식 시장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산업 비중 중에서 압도적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반도체 분야이고, 다음으로 자동차 산업 분야와 급부상한 2차 전지 분야이다.
이 세 개의 산업군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세 개 산업군은 모두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통해서 대규모로 미국에 진출했고, 이 세 개 산업군이 미국에 진출하면서 투자한 자본은 전부 다 합쳐 약 200조 이상이다.
우리 반도체와 자동차, 2차 전지 분야는 미국에 진출하기 전만 해도 중국과 미국 양쪽으로 거래를 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 시장을 포기하도록 강요했고, 그 대신 한국에 쥐여 준 것이 바로 '보조금'이었다.
'우리 정부가 우리 기업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왜 협상에 나서지 않는가?'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우리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보조금'을 위안 삼아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미국에 올인한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이 보조금마저 못 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입장은 '그 보조금은 미국 국민의 세금이며, 외국 기업에 줄 수 없다. 보조금 없이 미국에 들어오지 않겠다면, 관세를 높여 불편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취임하는 첫날에 IRA 법을 없애버리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현재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바이든 정부에서 약속한 대로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기업은 중국 시장을 포기한 채 200조 이상 투자하며 미국에 들어가 있는 상황인데, 트럼프의 공언대로 IRA 법이 폐지되고 보조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의 손실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다.
현재 SK와 LG는 미국에 이미 지어진 공장 내에서 보조금을 받고 있다. 그런데 지금 당장 그 보조금을 제외하면 이미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 정도로 보조금이 우리 기업의 영업 이익에 절대적인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200조가 우리나라 평택이나 아산 탕정에 투자됐다면, 상당한 규모의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에 기여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 수익까지 포기해 가며, 이 알토란 같은 자원을 그대로 미국에 이식한 셈인데, 이제는 약속된 보조금까지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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