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 대표 홍준표, "조국, 저거 사내새끼 아니다 이 말이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또 자신만의 품격을 과시했다. 지난 22일 MBC 100분 토론에는 프로그램 20주년을 맞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대표가 출연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유시민 이사장과의 논쟁에서 또 한 번 특유의 화법을 뽐냈다. '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홍 전 대표는, '날것' 그대로를 여과 없이 표출하는 데 비교적 자유로운 '유튜브' 환경에 바야흐로 최적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20주년 특집으로 방송된 '100분토론'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방송됐다. 그리고 2부 방송이 끝난 후에는 45분가량의 추가 토론이 '100분토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전 대표의 "사내새끼" 발언은 2부가 끝나고 유튜브를 통해 토론 모습이 방송될 때 터져 나왔다.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때, 군 당국이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과 야당 국회의원을 탄압하기 위한 계엄령 문건을 작성하고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황교안 대표는 사실관계를 묻는 말에 '나는 모른다'고 일관하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이 이러한 황교안 대표의 태도를 지적했을 때, 홍준표 전 대표는 조국 교수를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조국 교수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조국 교수가 사모펀드 관련 논란에 대해 투자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몰랐다'고 해명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당시 홍 전 대표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본다.
"내가 남자라면, 그런 사건 딱 걸리면, '내가 대신 감옥 가겠다. 내 같이(처럼) 영장 청구 하지 마라!' 내 같으면 그래해요(그렇게 해요). 내가 대신 가버려! 어떻게 여자한테 전부 삭 밀아뿌고(미뤄버리고), '여자 너 감옥 갔다 온나(오너라).'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어? 남자답지 않지."
해당 발언이 나오자, 유 이사장은 '약간 위험한 발언이시다.'며 평을 내놓았지만, 홍 전 대표는 뒤이은 발언에서 수위를 더욱 높였다.
"어떻게 부인이 저렇게 몰리고 있는데, 장관직 하루라도 더 하려고 미적거리고, 내 같으면, 내 장관 안 하고, 문제 되면 내가 다 책임지겠다. 내가 감옥 가는 게 낫지. 아니 뭐, 뇌종양이라면서? 그런 식으로 해가지고 부인을 앞세우고 지는 뒤에 숨고. '몰랐다.' 이래가지고 만약 부인만 덜컥 가고 자기는 안 간다? 그건 사내도 아니야! 남자는 그래(그렇게) 살면 안 돼."
홍 전 대표의 발언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도 발언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내가 왜 조국 장관한테, 장관도 아이다 그건. 조국이한테 화가 났겠냐? 저거 사내새끼 아니다 이 말이야."
해당 발언이 나오자 방청석에서는 작은 웃음소리와 짧은 탄식이 섞여 나왔다. 지난 8월부터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조국 사태'가 누군가에게는 '사내(남자)새끼 다운가?'의 문제였다.
홍 전 대표의 주장과는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는 '조국 사태'의 본질은 크게 '법리적 문제'와 '도덕적 문제'로 나뉜다. 먼저, '법리적 문제'는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조국 교수의 딸이 받은 동양대학교 표창장이 위조되었는지, 그리고 조국 교수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등의 여부이다.
두 번째 '도덕적 문제'는 공정성을 외치던 조국 교수가 자신의 자녀와 관련해서도 소신을 지켰는지의 여부이다. 이 도덕적 문제는 법의 논리 밖에 있다. 불법은 아니지만, 조국 교수의 자녀가 부모의 지위에 따른 혜택을 누리며 자라왔는가가 핵심이다. 조국 교수가 평소 공정성을 강조했던 지식인인 만큼, 자녀의 교육과정에서도 부모의 사회적 지위에 따른 혜택을 누리지 않도록 해야 했다는 게, 조국 교수를 비난하는 측의 주된 논리이다.
지난 8월부터 이어진 '조국 사태'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진전된 양상을 보인다. 처음 약 2개월 동안은 모든 언론이 조국을 비난했다. 정확히 말하면, 비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갔다. 그 어느 것 하나 확실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 검찰로부터 기사 소스를 받아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방적인 여론이 점차 뒤집혀 갔다. 말도 안 되고 믿기도 어렵지만, 유시민과 김어준 등 극소수 인사들이 사실관계를 취재하며 반박의 목소리를 내온 끝에, 절대 균형을 맞출 수 없을 것 같았던 여론이 균형을 찾아갔다. 유튜브 방송 하나와 TBS 라디오 방송 하나가 전체 언론을 상대한 셈이다. 개별 인사들의 영향력이 입증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민의 언론에 대한 불신을 방증한 사례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조국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검찰발 소스를 그대로 받아 적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로 인한 혼탁한 안개가 걷히고, 이제 한층 차분해진 공기 속에 주요한 법리적 다툼이 남아있다. 과거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특검 기간 70일 동안, 46건의 압수 수색이 집행됐다. 이번 '조국 사태' 때는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검사 인력보다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되었고, 31일 동안 70건의 압수수색이 집행됐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재판이 남아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는 사실관계와 재판 결과를 통해 어느 쪽이든 책임질 일만 남았다.
저질스러운 정치 만담꾼으로 전락한 전 대선 후보는, '사내새끼'를 운운하며, 본질과는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그런 자의 만행과는 별개로 분명하게 존재한다.
한편, 홍준표 전 대표의 막말은 '사내새끼' 발언에 앞서, TV토론 1부에서 이미 전조가 보였다. 당시 홍 전 대표의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내가 조국 씨한테 처음에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사표 내기 직전에 법무부 장관 간다고 떠들 때, 내가 유튜브에서 그런 말을 했습니다. '나대지 마라. 나대면 칼 맞는다.'라고 했어요. 그거는 유튜브에 나와 있어요. 그걸 갖다가 JTBC에서 홍준표 또 막말했다고 막 그랬는데. 나대다가 칼 맞았잖아요? 지금 칼 맞아도 그냥 맞은 게 아니고. 이거는 가족 범죄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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