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초청 명단이 최근에 공개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600명을 초청했고, 대통령 부인 김건희는 대통령보다 100명 많은 700명을 초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건희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사람 중에는 범죄 혐의자가 다수 포함되어 세간을 놀라게 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김건희가 초청한 사람들 중에는 경력과 직무 연관성, 전문성이 결여된 채, 김건희 인맥으로 고위 공직과 문화계 기관장에 임명된 사례도 많았습니다.
▶ 김건희 라인의 문화계 기관장 진출
1. 국악 공연 '황제 관람' 주도한 정용석
2. '갑질 논란'으로 문체부 조사받는 김성헌
3. 김건희와 '20년 인연' 파격 임명된 김일호
4. '학력 위조'로 석·박사 학위 취소된 김옥랑
김건희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던 사람들 중에 일부는 '김건희 라인'으로 문화계 기관장에 임명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을 '김건희 라인'으로 규정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같이 경력과 직무 연관성이 전무하거나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로 기관장에 임명됐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으로 임명된 정용석,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장으로 임명된 김성헌,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으로 임명된 김일호, 서울예술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김옥랑의 이력에 관한 내용입니다.
▶ 김건희의 KTV 국악 공연 '황제 관람' 주도
지난 10월 부산국제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며 무관중으로 기획된 KTV(한국정책방송원) 국악 공연을 김건희가 혼자 관람했다는, 이른바 김건희 '황제 관람'으로 논란이 됐던 사실이 있습니다.
당시,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었던 정용석은 해당 국악 공연 한 달 전부터 현장을 답사하며, 김건희의 식사와 현장 동선 등을 챙긴 사실이 확인되어, '김건희가 오는 줄도 몰랐다'던 KTV 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김건희의 '코바나컨텐츠'와 같은 전시기획업체 부사장 출신인 정용석은 '한국예술전시기획사 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김건희에 의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고,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현재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 '갑질 논란'으로 문체부 조사받는 김성헌
김성헌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을 때의 직함은 단국대학교 교수였고, 역시 김건희가 초청한 인물입니다. 김성헌은 단국대학교 영미 인문학 교수 출신으로 현재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장으로 임명되어 있습니다.
김성헌 관장은 직원들을 한 시간 일찍 출근시켜 커피를 내리게 하는가 하면, 직원들의 행사 진행 능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임의로 차출하여 합창단을 꾸리고, 지인이 운영하는 커피 업체 상품을 기념품 가게에서 팔도록 했다는 의혹이 있는 등 '갑질 논란'으로 문체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박물관 직원의 진술에 따르면, “별다른 전문성이 없는데도 전문가나 직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려 내부 불만이 컸다”고 전해졌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김성헌 관장이 올해 초부터 1·2학기를 나눠 한 달에 1~3번씩 2시간 동안 미술 사조 등을 직접 강의했다”면서, “지정좌석제로 운영돼 반의무적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었는데 내용이 너무 교양에 치우쳐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
김건희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을 당시 김일호의 취임식 초청 직함은 '오콘' 대표이사였습니다.
'오콘'은 1996년 설립된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뽀롱뽀롱 뽀로로'의 공동저작권사 중 하나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 임명은 파격을 넘어 충격이고,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들릴 정도입니다.
지난해 8월,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였던 김일호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 임명은 경력이나 직무 연관성, 전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장 충격적인 '김건희 라인' 낙하산 임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동병상련, 측은지심 임명, 김옥랑
'학력 위조'로 기소되어 석·박사 학위까지 취소된 김옥랑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김건희가 '동병상련', '측은지심'으로 발탁한 인사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김건희가 취임식에 초청할 당시, 김옥랑의 취임식 초청 직함은 동숭아트센터 대표였습니다. 김옥랑은 과거 학력 위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된 이력이 있습니다.
미국 미인가 대학인 '퍼시픽웨스턴대학' 졸업 학력으로 성균관대 석·박사 학위를 수여한 사실이 드러나, 2007년 석·박사 학위가 모두 취소됐을 뿐만 아니라, 경기여중·경기여고, 이화여대 영어영문과 졸업 이력도 모두 허위로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김옥랑의 대규모 '학력 위조' 이력이, 그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김건희가 '동병상련'과 '측은지심'의 마음이 들어 문화계 기관장으로 임명한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되는 대목입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직무 연관성이나 경력, 전문성 등이 결여됐거나, 직무 관련 문제를 일으킨 기관장들이 다수 적발됐는데, 특히 김건희에 의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거나, 김건희와 인연이 닿아 있는 '김건희 라인'이 문화계 기관장으로 임명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특수부 검사가 방송·통신 영역이나 금융 영역 등의 기관장으로 임명되는 등, 직무 연관성·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 발탁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문화계에도 김건희의 입김으로 코드 인사가 진행됐다면, 우리 정부와 산하·유관기관 전체에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가 퍼져나가고 있다는 염려를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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