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 후, 폭행 당한 의뢰인.

코인법률방

출연 : 송은이, 문세윤, 신중권, 이재정, 고승우, 오우진, 장천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했다가 폭행을 당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를 위협하는 행동이 아니었고, 칼을 들고 자해하려는 듯한 행동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말 못할 상처가 있겠거니 생각했고, 좋은 만남을 이어가다 보면 고칠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만났다.

그러나 갈수록 폭력성이 더해져 갔다. 술만 먹으면 손에 칼을 드는 때가 많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해를 하겠다는 식의 말을 자주 했다. 그러다 하루는 저한테 화가 난다는 이유로, 제가 키우던 강아지를 바닥에 내리치는 일이 발생했다.

강아지는 엉덩이뼈가 다 으스러지는 등 크게 다쳤고, 여러 차례 수술했지만 끝내, 하늘나라로 갔다.

처음에는 저한테 욕설과 손찌검이 있어도, 내가 조금 더 잘해주면 고쳐지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강아지까지 죽고 나자 '관계를 끝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그만 만나자고 했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남자를 피해 수차례 이사를 해봤지만, 어떻게 찾아냈는지 찾아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번 찾아내면, 제 휴대전화 유심칩을 부러뜨리고 저를 집 안에 감금시켰다.

가둬놓고 밖에서 문을 잠그는 것은 아니고, 같이 계속 있어야 하는 거다. 편의점 갈 때도 같이 가야 하고, 그 밖에 어디 나가지 못하게...

여러 차례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다시 잡혀서 집으로 같이 돌아오게 됐는데, 이렇게 하다간, 화만 더 돋울 것 같아서 말로 구슬리고 타일러 보려고도 해봤다. 집에서 상을 차리고 같이 술을 먹고 있었는데, 남자가 화장실에 간다고 했다. 남자는 술 취하면 화장실 갈 때 속옷까지 다 벗고 들어가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때다.' 싶어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알몸이니까 쫒아오지 못할 거로 생각했고, 쫒아오더라도 옷을 입는 시간이 있으니 도망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왔고 도망을 가다 뒤로 돌아보니, 뒤에서 알몸으로 쫒아오고 있었다.

도망치다가 결국 또 잡혔고, 남자는 화가 치밀어 오를 대로 올라서 제 머리채를 잡고 집으로 끌고 올라갔다.

저를 집으로 끌고 와서는 그때부터 폭행하기 시작했다. 눕혀놓고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는데, 그런 상황까지 오게 되니 무력감에 자포자기하게 되었다. 그렇게 폭행을 당하는 중에 경찰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저는 경찰이라는 소리를 듣고 도와달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남자는 제가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목을 졸랐다. 경찰은 문을 열어주지 않자, 강제로 진입하려는 듯했고, 남자는 저에게 소리 지르면 죽이겠다고 한 뒤, 문을 열어주고 태연하게 아무 일 없는 척 연기를 했다.

여기서 못 나가면 진짜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냥 현관으로 뛰쳐나갔다. 그래서 남자는 현행범으로 잡혀갔고, 저는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때 당한 폭행으로, 고막이 파열되는 등 전치 3개월의 큰 부상을 입었다.

남자한테 적용할 수 있는 법 조항은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장에서 바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니, 얼마 후 진술조서를 쓰러 경찰서에 가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너무 바보 같지만, 경찰서에 갔을 때 울면서 미안하다고 잘 못 했다고 말하는 남자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담당 형사도 '남자가 초범이라 벌금 몇십만 원만 내면 끝이다. 지금 그 얼굴로 일도 못 하지 않느냐'라며 합의를 권했다. 합의하고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해라는 것이다. 

그때 저는 남자를 피해 이사를 하느라 이사 비용지출도 있었고, 그렇게 피해 다니느라 경제활동도 못 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거기다 이런 상황이 되니,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지만, 합의를 하게 됐다.

신중권 변호사

지금 나온 죄목만 모아도 저렇게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여러 죄목 가운데 하나만 검찰에 넘긴 것 같다.

합의를 안 했으면 남자는 어떻게 되나?

이 정도 사안이면 최소 1년에서 최대 2~3년까지도 실형이 나올 수 있는 사안이다.

이재정 변호사

합의금은 얼마를 받았나?

의뢰인

5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500만 원을 받기로 하고 합의를 했는데, 구치소에서 풀려난 남자는 돈이 없다고 하며 태도가 돌변했다.

'외상합의'라고 하는데 저런 경우가 많다. 통상적으로 합의서를 쓸 때, "내가 나가면 얼마를 주겠다."라고 해서 합의를 하고 나온다. 그렇게 나와서는 배 째라는 거다. 합의서를 써 주면 법원에서 선처 받아 나오게 되고, 그 후에 그냥 사라지는 거다.

의뢰인

남자는 돈이 없지만, 대출이라도 받아서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대출 보증을 서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정말 바보 같지만, 제 합의금을 위한 대출에 제가 보증을 서게 됐다. 

남자는 대출을 받았고 저는 거기서 250만 원을 받았다. 그리고 말로는 나머지도 주겠다고 했지만 주지 않고 질질 끌었다. 그러다 얼마 뒤에, 남자는 자기 친할아버지의 신고로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남자가 정신병원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부터 연락이 전혀 닿지 않았다. 그러다 어렵게 수소문해서 찾아냈는데 합의금은커녕, 대출금조차 갚지 않았다. 그래서 보증을 선 저의 통장이 가압류 된 상태이다.

이재정 변호사

연대 보증을 하신 건데, 통장 가압류를 해결 방법은, 안타깝지만 의뢰인이 대출금을 갚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에 원인을 제공했던 전 남자친구에게, 받지 못한 합의금을 포함해서 의뢰인이 갚을 필요가 없었던 채무에 대한 금액까지 변상받는 방법밖에 없다.

민사적 조치 중에 '가압류'라는 것이 있다. 재판에서 승소 판결을 얻게 되더라도 재산이 없으면 집행을 못 하기 때문에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가압류'라는 보전 처분을 해두는 것이 좋다.

민사집행법 276, 277, 278조

가압류를 하지 아니하면 판결을 집행할 것이 곤란할 염려가 있을 때 법원은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 보전을 목적으로 가압류를 명할 수 있다.

전 남자친구는 본인 명의 재산이 있나?

의뢰인

집은 잘 살았던 거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합의금을 받는 것에 이런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

그런데 왜 합의금 때문에 대출을 받았어야 했나?

의뢰인

남자 집에서 외면했던 거로 알고 있다. 본인이 저지른 일이니 본인이 책임지라고. 그런데 남자가 본인 명의의 재산이 있는지는 제가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재정 변호사

알아볼 수 있다. 재산 명시를 요구할 수 있는데 다만, 소유관계가 명확한 재산에 대해서만 알 수 있다.

민사집행법 61조 재산명시신청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명시를 요구할 수 있다.

법원에 신청하면 되는데, 통상의 소송을 진행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민사집행법 62조 재산명시신청에 대한 재판

법원은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재판을 통해 채무자에게 재산 목록을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 명의 재산이 없으면, 판결을 받아서 판결문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상속을 받아서 이익은 누리지만, 실제로 본인 명의 재산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본인 명의로 이전될 수 있으니 그때를 기다리는 의미에서도 소송해야 한다. 소송하지 않으면, 가지고 있는 채권조차도 소멸시효에 의해 없어질 수도 있다.

민법 162조 채권의 소멸시효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힘든 상황이지만, 최소한의 절차는 진행해야 한다. 

'형사 고소를 해서 처벌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압박감을 줄 수 있다.'라고 간명하게 말해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 상담 내용은 변호사에 따라 법적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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