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사태 | 부대시설 미흡, 미숙한 운영의 결과는 조기 철수

 

잼버리가 뭔가요?

잼버리는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라는 뜻을 가진 북아메리카 인디언 언어인 시바아리(Shivaree)에서 유래된 말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 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청소년 야영대회이다.

 

1920년 영국에서 개최된 제1회 잼버리를 시작으로 103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며 개최되어 왔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올해 우리나라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했고 '2023 새만금 잼버리'는 159개국에서 약 4만 3천명이 참가했다.

 

 

 

2017년 8월 16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총회에서 대한민국의 새만금은 치열한 접전 끝에 폴란드의 그단스크를 꺾고 개최지로 선정되는 이변이 만들어졌다. 2023년에 개최될 새만금 잼버리를 위해 역대 정부에서 저마다 노력을 쏟았다.

 

2015년 한국스카우트연맹은 현지 시찰을 통해 새만금이 광활한 단일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임을 확인하고 국내 후보지로 정했고, 폴란드 그단스크와의 경쟁에서 열세였던 상황에서 잼버리를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대한민국 새만금이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2018년에는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2020년 7월에는 중앙정부·지방정부·스카우트 등으로 구성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그러다 올해 2월에는 행안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이 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추가 선임되어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3명이 공동위원장에 포함되어 대회를 준비했다.

잼버리, 한여름 악몽의 시작

2023년 8월에 개최될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1년 전부터 일찌감치 터져 나왔다.

지난해 8월, 국회 상임위에서는 대규모 국제행사인데 준비가 너무 미흡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샤워장, 화장실 기타 급수대 이런 시설들이 전체적으로 지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폭염, 폭우,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 등에 대한 지적들이 나왔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폭염이나 폭우 대책, 해충 방역과 감염대책, 또 아마 세계적인 대회이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올 겁니다. 관광객 편의시설 대책, 또 영내·외 프로그램 이거 점검하셔야 됩니다. 정말 점검하셔야 되고, 기반 시설이 (2022년) 8월 현재 37% 공정률 아닙니까. 곧 겨울 들어갑니다.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전 세계의 청소년들과 전 세계에서 바라보고 있는 대회가 정말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장관님이 인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잼버리 개최 약 3개월 전 국회 본회의에서는 지난 정부 때부터 잼버리 조직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가 예산 투입을 시급히 요청하기도 했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잼버리 조직위 공동위원장)
잼버리 대회가 공포와 트라우마로 남는 대회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과감하고 시급한 국비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잼버리 대회 직전 현장 점검에서도 가장 안전한 잼버리 대회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잼버리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새만금 잼버리 야영 현장을 사전 답사한 뒤, 사고 없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해왔다며 잼버리 대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잼버리 조직위 공동위원장)
이번 잼버리 행사가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해왔고, 그렇게 잘 마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에 한국 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로 추대됐다. 이날 추대식에서 윤 대통령은 8월에 열릴 새만금 잼버리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3월,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 추대식)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이 잼버리를 대통령으로서 전폭 지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이 철저히 달랐던 안일한 대회 운영 탓에, 국격을 높일 기회였던 대규모 국제 행사가 나라 망신의 빌미로 전락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폭 지지를 약속했고 문체부 장관, 여가부 장관, 행안부 장관 등 국무위원 3명이 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되었지만, 결과는 국제적 망신이었다.

 

이상민 장관이 잼버리 대회 직전 사전답사에서도 성공적인 대회를 자신했고, 대통령이 개영식에 참석해 대규모 국제 행사의 격을 갖췄다.

 

윤석열 (새만금 잼버리 개영식)
잼버리 기간 동안 즐겁고 건강하게 즐기고, 대원들끼리 깊은 우정을 나누길 바랍니다.

 

하지만 개막 첫날부터 4백여 명의 온열 질환 환자가 발생했고 다음 날 진행된 잼버리 개영식에서는 80여 명이 탈진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꺼번에 수십명이 탈진으로 쓰러져 긴급 후송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구급차 46대를 동원했다. 환자 발생 20분 뒤인 밤 10시 54분, 소방 당국은 잼버리 조직위에 행사 중단을 요청했지만, 조직위는 소방 당국의 요청을 무시하고 행사를 계속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 첫날에도 4백여 명의 온열 질환 환자가 발생했지만, 중증 환자가 없다는 이유로 일정이 강행된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폭염 대피 시설 부족, 온열질환 대비 의약품과 의료시설 부족, 화장실·수돗가 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 미비와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전 세계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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