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광의 어두운 그림자 | 윤석열에 직언하자 입 틀어막혀 들려 나간 강성희 의원

12.12 군사 반란을 통해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군사 독재를 이어간 전두환은 12.12 군사 반란 이후, 1980년에 육군 중장이 됐고 중앙정보부장도 겸하게 됩니다. 같은 해, 다시 육군 대장으로 진급하더니 끝내, 최규하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그해 8월, 장충체육관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11대 대통령으로 추대됐습니다.

이듬해인 1981년 2월에는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신 '선거인단'을 만들어, 이들을 통한 간접선거로 12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전두환은 독재 기간 중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하는 등 대규모 학살을 자행했을 뿐 아니라, 민주화 운동을 했던 전국의 대학생과 수많은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간 죗값으로, 문민정부 출범 후에 사형 선고를 받기에 이릅니다.

1996년 8월 27일 보도분

전두환은 독재 기간 중에 국회의 기능도 마비시켰습니다. 야당 정치인 김대중에게 내란 도모 혐의를 조작하여 사형 선고까지 내렸지만,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미국으로 추방시키는 등 야당 정치인에 대한 불법 체포, 가택 연금, 정당 해산, 국회 폐쇄 등의 방식으로 독재체제를 공고히 했습니다.

 

 

 

이 밖에도, 전두환이 총재로 추대된 민주정의당의 허락 없이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이른바 '관제 야당'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민주한국당, 한국국민당, 민주사회당, 민주농민당 등 사상과 철학이 다양해 보이도록 구색까지 맞춰 '가짜 야당'을 만들어 놓고 야당의 정부 견제 기능을 사전에 차단하였습니다.


최근,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수 1,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오랜만에 한국 영화 흥행 가도를 보이면서, 자연히 12·12 군사반란과 전두환의 군사독재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두환이 12대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창당해 총재로 추대된 민주정의당의 변천 과정도 함께 회자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민주정의당의 후신으로 국민의힘(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의 불통과 불공정한 권력 행사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집권 3년 차가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야당 대표들과 정책 및 민생 현안 논의를 해본 적이 없는 유일한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 대신, 군사독재 이후 최초로 야당 당사를 압수수색하고, 현재까지도 전임 정부 장·차관급 인사들에 검찰 수사를 진행하는 등 권력 남용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검찰, 경찰, 국정원, 감사원, 국세청, 방통위, 권익위 등의 권력 기관들이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를 주저앉히는데 동원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보도한 MBC에 대한 압박, KBS 사장 임명을 통한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 및 폐지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MBC는 '바이든-날리면' 사건을 보도한 이후, 대통령 해외 순방 시 언론에 허용되는 전세기 탑승에서 배제됐고, 국세청 조사와 외교부의 정정 보도 소송 등 정권의 압박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18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을 건네던 국회의원은 입이 틀어 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끌려 나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1월 18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는 전북 특별자치도 출범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고, 전북 전주시 을 지역구의 강성희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빈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고, 강성희 의원과도 웃으면서 악수를 나눴습니다.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던 강성희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꾸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하던 도중, 경호원들에 의해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려 밖으로 끌려 나갔습니다.

강성희 의원은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가면서 '걸어 나갈 테니 내려달라'는 요구를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빈석에 착석하는 사이 강성희 의원은 경호원 다섯 명에게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결국 행사장 밖으로 쫒겨 났습니다.

행사장 밖으로 쫒겨난 강성희 의원은 이후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강성희 의원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호원이 입을 틀어막았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악수 도중 인사말을 건넨 상황으로 소동을 일으키거나 대통령을 가로막은 것도 아닌데, 사지가 들리고 안경이 벗겨진 채 짐승처럼 내몰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대통령실은 '강성희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 후에 길을 막고 소리를 지르며 소동을 일으켰고, 경호원들이 이를 제지해 밖으로 퇴장 조치를 취했다'고 전혀 다른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이날, 이 모든 상황들은 고스란히 영상으로 남아있습니다. 그 어떤 영상에도 누군가가 대통령의 길을 막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과잉 조치'이자, '국회를 무시한 행위'라는 비난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꾸셔야 한다'는 말을 건넨 국회의원이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려 쫒겨나는 나라. 우리나라는 무고한 시민들이 수없이 죽어 나가고, 국회의원에 대한 불법체포, 가택 연금, 국외 추방 등이 자행하던 전두환의 군사 독재를 수많은 희생으로 힘겹게 극복해 낸 바 있습니다.

'서울의 봄' 전두광이 다시 떠오르면서 '우리 정치권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 우려가 부디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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