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8일,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통과됐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넘어온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대장동 50억'과 '김건희 특검' 등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2개의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국민 65%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잘못한 결정이다'고 응답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보다도 긍정 비율이 낮고 부정 비율이 높습니다. 대통령이 자기 부인에 대한 수사를 막는 것에 대해서 주요 지지층인 70세 이상과 대구·경북에서 조차도 부정 여론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 '김건희 특검'의 배경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죄에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국회가 선임한 특검 즉, 특별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김건희 특검'에 이르게된 경위는 김건희에 대한 수사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4년간 지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및 주가조작에 가담한 '선수(7명)'들과 김건희처럼 계좌와 돈을 댄 '전주(6명)' 등 주가조작 일당에 대해선 이미 오래전에 검찰 수사가 완료됐고, 약 1년 전에 1심 재판까지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오직 김건희만이 남은 상태입니다.
2. 김건희의 주가조작 연루 정황
위에 말했다시피, 김건희를 제외한 주가조작 일당에 대해선 검찰 수사와 기소가 오래전에 끝났고, 약 1년 전에 1심 재판까지 이미 완료한 상황입니다. 주가조작 일당의 1심 판결문에는 '김건희' 이름이 총 37번 나왔고, 김건희 계좌 3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됐으며, 김건희 계좌에서 발생한 거래 중 48건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지난 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총괄책임자 이른바 '주포'는 다른 주가조작 일당에게 "3,300에 8만 개 때려달라"는 문자를 보냅니다. 그리고 7초 후에 김건희 계좌에서 주식 8만 주가 3,300원에 매도 물량으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시세 조종 등 개미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짜고 하는 가짜 거래 즉, '통정 거래'에 김건희 계좌가 48번 활용됐다고 법원은 판결문에 명시했습니다. 법원은 주가조작 범행을 1차와 2차로 나눴는데, 2차 범행 시기에서만 김건희 계좌가 48번 활용했다고 못 박았습니다.
특히, 2022년 12월 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에서 검사는 "8만 개 때려달라"던 통정 거래에 대해 "김건희 여사가 증권사 영업점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 거래했다"고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 당시, 윤석열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설에 대해 김건희는 '계좌를 맡기기만 했고 손실이 났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22년 12월 2일에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에서 공판 검사는 김건희가 '계좌를 맡긴 게 아니라 직접 주가조작 거래를 주문했다'고 밝히면서,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했던 발언은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이 밖에도, 주가조작에 가담한 투자 자문사 PC에서는 '김건희'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파일에는 김건희의 대우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의 계좌 인출 내역, 주식 수량, 현금으로 나타낸 총액 등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주가조작 범행을 1차와 2차로 나눴는데, 1차 범행 시기는 공소 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고, 2차 범행만 유죄로 인정했는데, 해당 엑셀 파일은 2차 범행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0년 11월 3일에는 김건희의 어머니 최은순의 계좌에서 주식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 김건희의 미래에셋 계좌에서 이 물량을 다시 사들였는데, 법원은 김건희·최은순 모녀의 계좌가 동시에 활용된 이 거래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에서는 김건희의 어머니 최은순 씨의 수상한 통화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2011년 6월, 최은순 씨는 증권사 직원에게 "자기 주식을 모두 팔라"면서, "3천5백 원 밑으로 회장이 '딜'해 놨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주가조작의 주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정해놓은 주식 가격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최은순뿐만 아니라, 김건희의 통화 내용도 검찰 수사 기록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010년 1월, 김건희는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 거래를 지시하면서, "그분한테 전화 받았죠?", "만약에 그분이 더 원하시면, 얘기하면 더 팔라"는 등, 주가조작 총괄 책임자인 '주포'를 '그분'이라고 수차례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통화 내용은 법원이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한 1차 작전(범행) 시기여서, 유죄로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김건희 계좌 3개와 윤석열 장모 최은순의 계좌 1개가 주가조작 범행에 동원됐다고 인정하면서, 주가조작에 91명의 계좌가 동원됐고 1차와 2차 작전(범행)에 모두 활용된 계좌는 김건희와 최은순 계좌뿐이라고 판결문에 명시했습니다.
이러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법원의 판결문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이미 수사 단계부터 수차례 보도된 내용으로,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 시절에도 기소조차 못 했던 사안"이라며 일축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 김건희의 남편이 추미애·박범계 장관과 크게 대립했던 검찰총장이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3. 검찰·경찰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에서 드러난 검찰 수사 기록과 법원 판결문에서 드러났듯이, 이토록 뚜렷한 물증이 존재하는데 검찰과 경찰은 김건희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내사 보고서까지 작성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후인 2020년 2월,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김건희의 계좌와 돈이 주가조작 세력에게 제공됐다는 경찰 내사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검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그때 이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와 장모 최은순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했는데, 의견서에서 검찰은 한국거래소의 이상 거래 심리 분석 결과를 인용하여, 김건희가 13억 9천만원, 최은순이 9억원 거래 차익을 얻었다고 명시했습니다.
김건희와 최은순이 각각 13억 9천만원, 9억원의 수익을 얻은 기간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부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한 1차 작전(범행) 시기가 전부 포함되고, 유죄로 인정한 2차 작전(범행) 기간 일부가 포함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여러 차례 '집사람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4천만원 정도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검찰은 이러한 주장이 명백한 거짓이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4.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은 총선용 악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건희·최은순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통해 23억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분석한 검찰 의견서가 공개된 만큼,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 당시의 의견서'라면서 '그때 왜 기소 안 했냐?'는 질문으로 넘겼습니다.
검찰 의견서를 공개한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는 한동훈 위원장의 주장을 즉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작성된 의견서'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검찰이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한 일자를 확인도 하지 않은 궤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의 의견서 제출일이 2022년 12월 30일이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데, 문재인 정권의 검찰에서 제출한 의견서라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는 문재인 정부가 아닌, 윤석열 정부 7개월 차에 검찰이 작성한 의견서이며, 심지어 그 시기에 한동훈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었습니다.
한편, 김건희·최은순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통해 벌어들인 23억원은 주가조작에 가담한 '전주(돈과 계좌 제공자)' 중에서 가장 큰 수익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장 큰 수익을 얻은 '전주'는 수사도 받지 않고 기소도 되지 않은 셈인데, 더 납득이 되지 않는 사실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된 사람들 중에는 23억원의 수익을 얻은 김건희·최은순 모녀와 달리, 손해를 본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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