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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를 보았다> 결말·줄거리 | 가장 잔인한 한국 범죄·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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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Kim_ 2021. 1. 1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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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통 같은 거 몰라. 두려움? 그딴 것도 몰라.
네가 나한테 얻을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까, 넌 이미 졌어. 알아?"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성인도 보기 힘들 수 있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하는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입니다. 이런 부류의 영화를 싫어한다면 여기서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 익스플로이테이션 필름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넓은 의미로 쓰이는 용어지만, 폭력성과 선정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연출 방식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 갈래에서 대표적인 감독으로 쿠엔틴 타란티노를 꼽을 수 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내가 본 한국 상업영화 중에서는 가장 잔인한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였다.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모두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었기에, 영화의 잔혹함에 대한 나의 예상은 빗나가기만 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조용한 가족(1998)>, <장화, 홍련(2003)>,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다.


주연배우도 이병헌(김수현 역)과 최민식(장경철 역)이 맡음으로써,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배우들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영화 <악마를 보았다> 줄거리 및 결말

 

눈발이 날리는 겨울밤 어느 외진 거리. 수현(이병헌)의 약혼녀 주연(오산하)은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나 견인차를 기다리고 있다.

장경철(최민식)은 차 안에서 혼자 견인차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를 발견하고 범행을 저지른다.

장경철은 정신을 잃은 그녀를 자신의 은신처로 데려온 뒤에 '악마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잔혹한 행위를 한다.

이후, 강가에서 놀던 아이들에 의해 주연의 시신 일부가 발견되고,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되어 또 다른 일부를 찾게 된다.

약혼녀를 잃은 수현(이병헌)은 깊은 절망에 빠진다. 국정원 소속 경호 요원이었기에, 자신의 약혼녀를 지키지 못한 자괴감은 더욱 크게 몰려왔다.

주연의 아버지(전국환) 또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강력계 형사로 일했기에, 범죄로 딸을 잃은 것에 대한 자괴감은 수현(이병헌)과 다르지 않았다.

수현은 자신의 약혼녀가 잔인한 방식으로 고통스럽게 희생당한 것에 더욱 분노를 느꼈다. 수현은 복수를 다짐한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복수를...

 

 

강력계 경찰 출신인 주연의 아버지(전국환)의 도움으로 용의자를 추려낸 수현(이병헌)은 결국, 장경철(최민식)을 찾아낸다.

수현은 경기도의 한적한 마을에서 또 다른 범죄를 행하던 장경철을 찾아내 무력으로 제압한다. 그리고 기절한 장경철에게 도청과 위치추적이 되는 캡슐을 먹인다.

이제부터 수현의 복수가 시작된다. 장경철의 왼팔을 부러뜨려 놓은 한편, 치료와 도피를 할 수 있도록 돈 봉투를 남기고 자리를 떠난 것이다. 수현의 사냥이 시작됐다.


마을의 한 의원에서 부러진 왼팔을 치료받은 장경철(최민식)은 의원에서 일하던 간호사를 대상으로 끔찍한 성범죄를 행한다.

순간, 도청을 하며 장경철의 뒤를 쫓던 수현(이병헌)이 뛰쳐 들어와 또 한 번 장경철을 무력으로 제압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장경철의 아킬레스건을 끊어 버린다.

수현은 현장에 있던 간호사에게 응급처치를 시키고 다시 장경철을 풀어준다. 수현의 사냥은 계속됐다.

장경철은 교도소 동기인 태주(최무성)의 은신처로 몸을 피한다. 태주도 장경철과 비슷한 부류로, 악랄한 짐승이었다.

태주는 냉동창고에 희생자의 시신을 보관한다. 그리고 태주가 접시에 놓고 먹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끔찍해서 글로 설명할 수가 없다.

늦은 밤, 수현은 태주의 은신처로 잠입해 장경철과 태주를 제압한다. 태주의 손등에는 구멍을 내버리고, 장경철의 머리를 죽지 않을 정도로 둔기로 내려쳤다.

 

 

수현은 국정원 후배의 도움으로 간단한 치료를 받고 장경철도 치료해준다. 그리고 어느 오래된 터널 속에 장경철을 버려 놓는다. 새로운 사냥을 위해 다시 풀어준 것이다.


그러나 이때부터 수현(이병헌)에게 돌이키지 못할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국정원 후배가 마련한 모처에서 장경철에게 응급처치하고 자신도 치료받던 중, 후배가 실수로 장경철의 몸 안에 들어있는 위치추적과 도청 장치에 대해 말해버렸기 때문이다.


수현과 후배의 대화를 엿들은 장경철은 위치추적과 도청 기능이 있는 캡슐의 정체를 알아버렸고, 변비약을 들이켠 후 캡슐을 빼낸다.

위치추적과 도청 장치가 제거된 장경철이 향한 곳은 연희동. 연희동은 수현의 약혼녀 주연이 살던 곳이자, 주연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이다.

장경철은 주연이 끼고 있던 반지와 수현의 반지가 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연희동으로 향한 것이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수현이 얼마 전 자신이 죽인 주연의 가족이고 그래서 복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장경철은 희열을 느꼈다.

악마 같은 장경철에게 그것은 하나의 게임이었고, 수현을 상대로 승부를 가리는 재미가 생겨버렸다.

연희동 주연의 집은 이미 범죄 현장이 되어 있었다. 수현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장경철이 다녀간 뒤였다.

 

 

장경철은 수현을 이기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주연의 남은 가족을 상대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에 자수하는 것이다. 그러면 수현이 다시는 복수를 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자신이 이 게임의 승자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 자수만 남았다. 장경철(최민식)은 경찰에 자수 의사를 밝히고 스스로 경찰서로 찾아간다. 그러나 수현(이병헌)의 사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정원 후배를 통해 경찰 통신을 따내고 장경철의 위치를 파악했다.

장경철은 주연의 동생을 상대로 마지막 범죄를 저지른 후,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간다. 위 장면은 영화 <세븐(1995)>에서 존 도(케빈 스페이시)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후,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하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세븐(1995)> 감독: 데이빗 핀처, 주연: 브래드 피트, 모건 프리먼 

 


수현은 장경철이 경찰의 손에 넘어가기 직전에 그를 가로챈다. 마치 야생에서 상위포식자가 먹이를 가로채듯이 장경철을 낚아채서 달아난다.

자책과 절망, 분노의 감정이 극에 달한 수현은 복수를 시작하면서 점차 희미해져 간 인간성을 이제는 완전히 잃은 듯했다.

장경철을 손에 넣은 수현이 경찰을 따돌리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장경철의 은신처였다. 그곳은 수현이 약혼녀 주연의 반지를 발견한 곳이자, 장경철이 주연의 목숨을 빼앗고 시신에 끔찍한 짓을 행한 장소였다.

그곳에서 수현은 마지막을 기획한다.

 

"난 고통 같은 거 몰라. 두려움? 그딴 것도 몰라.
네가 나한테 얻을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까, 넌 이미 졌어. 알아?"



"난 네가 죽은 후에도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

 


장경철은 악마 같은 짓을 일삼아 온 자신의 은신처에서 수현이 기획한 방식으로 마지막을 맞는다.

 

 

- 영화 뒷이야기

 

▶ 감독의 화려한 필모그래피


김지운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서태지가 떠오른다. 서로 분야는 다르지만,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결실을 맺는다는 점이 닮은꼴이다.

김지운 감독

 

* 주요 작품 및 장르
<조용한 가족(1998)> 블랙코미디, <반칙왕(2000)> 코미디, <장화, 홍련(2003)> 공포, <달콤한 인생(2005)> 느와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액션·서부, <악마를 보았다(2010)> 익스플로이테이션, <인류멸망보고서; 천상의 피조물(2011)> 포스트 아포칼립스, <밀정(2016)> 스파이

 


▶ 악마를 잡기 위해 악마가 되다.


수현(이병헌)은 악마적 범행을 일삼는 장경철(최민식)에 복수하기 위해 점점 악마가 되어간다. 영화에서 도청·위치추적 장치를 심어놓고 잡았다, 풀어주기를 반복하는 그만의 '사냥'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그의 직업이 국정원 요원으로 설정된 것 같다.

 

감독은 악마 장경철(최민식)에게 복수하기 위해 점점 악마가 되어가는 수현(이병헌)의 모습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걔 우리랑 같은 과네. 즐기는 거지. 사냥할 때 느끼는 그 짜릿한 쾌감 말이야."


"사람이 짐승을 상대하자고 짐승이 되면 되겠수?"

이처럼, 영화에 나오는 대사 속에서도 변해가는 수현의 모습을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 악마 장경철


최민식 배우가 아니라면 누가 장경철을 이토록 끔찍하게 연기할 수 있었을까? 이런 독한 캐릭터는 온전히 몰입하는 것도,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네 새X냐?

이런 X발, 왜 아무한테나 반말지거리야."



최민식 배우의 경험담을 통해서도 '장경철'을 연기한 후유증이 전해진다. 최민식 배우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과 마주쳤다. 이웃 주민과 대화하던 도중 문득, '이 사람이 왜 반말을 하지?'라며 낯빛이 달라지던 자신을 깨달으며 스스로 놀랐다고 한다.

 

 

▶ 쾌감과 어두운 여운이 동시에 남는 이유

수현(이병헌)은 마지막 순간을 자신이 기획한 대로 실행했다. 그러나 복수가 완전히 이루어진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는 수현의 흐느낌을 끝으로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온다. 영화를 본 관객은 분명 쾌감을 느낀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뭔가 개운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수현의 마지막 흐느낌처럼.

수현은 결국 처음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됐다. 약혼녀인 주연의 복수를 시작한 이후, 주연의 동생마저 장경철의 손에 희생됐고 그녀의 아버지도 크게 다쳤다. 복수와 '사냥'의 대가였다. 이 대목이 어두운 여운의 근원이 아닌가 싶다.

반면, 영화의 내러티브가 주는 쾌감도 있었다. 사적 처벌의 통쾌함과 수현(이병헌)이 장경철(최민식)을 처벌하는 방식이 묘한 쾌감을 주기도 한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배우들의 더할 나위 없는 연기와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 특유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만난 아주 진한 색채의 영화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무삭제 감독판은 극장판보다 수위가 더 높았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 영화이므로 이런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섣불리 도전하지 않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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